주원호(왼쪽 두번째부터) HD현대 특수선사업본부장와 토리비오 두리나얀 아다시 주니어 필리핀 해군참모총장이 22일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7도크 앞에서 진행된 3200t급 필리핀 초계함 기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한·필리핀 우호 관계의 상징인 필리핀 초계함 건조에 본격 돌입한다.

HD현대중공업은 22일 울산 조선소에서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해군, 방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3200t급 필리핀 초계함 1번함의 기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공식은 선박에 사용되는 첫 번째 블록을 도크(선박 건조 공간) 안에 거치하면서 성공적인 건조와 안전을 기원하는 행사로 선박 건조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음을 의미한다. 초계함은 기습적인 적의 공격에 대비해 연안의 해상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함이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하는 3200t급 초계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 속도 15노트(약 28㎞/h), 항속 거리가 4500해리(8330㎞)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으로 대함미사일과 수직발사대, 다기능레이다인 AESA 레이다 등 첨단 무기체계가 탑재된다. 필리핀 초계함 2척은 2024년 진수를 거쳐 2025년까지 필리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호위함 6척과 초계함 12척을 확보하는 호라이즌(Horizon) 사업을 추진하며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발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호위함 2척에 대한 유지보수사업(MRO)도 수주하며 필리핀 해군의 현대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필리핀 해군의 ‘호세 리잘함’이 올해 6월 창정비를 위해 입항하고 있는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

이날 행사에는 토리비오 두리나얀 아다시 주니어 필리핀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참석해 초계함의 건조 현황을 살피고 필리핀 해군 현대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1번함 기공식에 앞서 진행된 2번함 착공식 행사에도 함께해 이번 사업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강한 기대와 의지를 나타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이번에 기공한 초계함과 내년부터 건조에 들어가는 원해경비함은 양국 우호 상징의 이정표”라며 “고품질의 함정을 건조해 필리핀 해군 현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1975년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지스함 5척 ▷KDX-II(한국형 구축함) 3척 ▷호위함 12척 ▷초계함 6척 ▷잠수함 9척 ▷경비·구난함 31척 ▷지원함 7척 ▷수출함 14척 등 총 102척의 함정을 건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