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어스온이 지난 21일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있는 17/03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유조선에 선적하는 모습 [SK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이 중국 17/03 광구에서 첫 원유 선적을 마치면서 ‘글로벌 오퍼레이터(자원개발 전문기업)’로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SK어스온은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있는 17/03 광구 내 LF(루펑)12-3 유전에서 지난 9월 생산 시작한 원유를 유조선에 선적·출하했다고 22일 밝혔다.

원유는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FPSO)에서 유조선에 선적됐으며 지정 판매처로 운송될 예정이다. 이날 선적한 원유는 약 40만배럴로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의 약 15% 규모다.

이 자리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명성 SK어스온 사장 등이 참석해 원유 생산 성공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난 8년간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온 SK어스온 구성원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들은 17/03 광구 내 원유 생산 플랫폼과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 곳곳을 방문해 사업 현안을 점검했다.

김준 부회장은 “17/03 광구는 SK어스온의 독자 기술력으로 원유 탐사부터 개발, 생산, 선적까지 성공한 첫 사례”라며 “SK이노베이션이 자원개발을 시작한 지 40년, 운영권에 참여한 지 34년이 되는 올해 수많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역량을 키워온 저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오퍼레이터’로 도약하겠다는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꿈이 최태원 SK 회장 대에 이르러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오퍼레이터로 성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준(왼쪽 여덟번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난 21일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있는 17/03 광구 내 원유 생산 플랫폼에서 구성원과 첫 원유 선적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중국 17/03 광구는 SK어스온이 운영권 사업 최초로 원유 생산에 성공한 사례다. SK어스온은 2015년 CNOOC(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와 광권 계약을 체결한 후 2018년 탐사정 시추에서 원유를 발견했다. 이후 생산 준비를 위한 유전평가, 생산 플랫폼 건설 등 개발 단계를 거쳐 지난 9월 원유 생산에 돌입했다.

중국 선전시에서 약 300㎞ 떨어져 있는 17/03 광구의 일일 생산량은 원유 생산 정점을 기준으로 약 2만9500배럴이다. SK어스온은 내년 17/03 광구에서 약 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앞으로도 17/03 광구의 안정적인 원유 생산에 전념해 주기 바란다”며 “원유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려는 노력도 지속해 자원개발 사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