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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값 삼겹살 ‘쓱’ 하고 사라졌다
이마트 ‘쓱데이’ 할인 첫날 가보니
‘인기품목 1+1’ 연중 최대규모 할인
반값 삼겹살, 오픈 10분 만에 완판
가격 오른 올리브유·장류도 인파
지난 17일 이마트 영등포점 매장 오픈 10분만에 매대에 있는 삼겹살과 목살이 모두 동났다. 쓱데이 첫날 이마트는 삼겹살과 목살을 반값에 판매했다. 신주희 기자

#1. “삼겹살은 인당 3팩만 계산할 수 있습니다! 더 담으셔도 계산 못 해요!” 17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 정육 판매대 점원이 진열된 ‘반값 삼겹살’을 싹쓸이하듯 채가는 고객들을 향해 소리쳤다. 매장 문을 연 지 단 10분 만에 진열된 삼겹살과 목살은 모두 동났다.

#2.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정육 판매대 앞에는 쇼핑카트 부대가 70m에 달하는 긴 줄을 이뤘다. 60대 김진순 씨는 삼겹살 구매 대기줄이라는 말을 듣더니 “삼겹살 코너는 매장 맨 안쪽에 있는데 계산대 바깥까지 줄을 서 있어 깜짝 놀랐다”며 “김장하려는 사람들까지 몰려 평일 오전인데도 장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추석 명절 연휴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마트를 찾은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할인전을 펼치는 ‘쓱데이’에 맞춰 이마트는 이날 인기 카테고리 전 품목 ‘1+1 행사’와 과 ‘최대 50% 할인’ 등 연중 최대 규모의 혜택을 선보였다. 행사 이틀 전부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할인 품목 리스트가 공유될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매장에는 빠른 걸음으로 카트를 미는 고객들이 많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70대 어르신부터 통로 한편에서 쓱데이 전단을 보며 할인 품목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중년층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한우 판매대는 작년과 분위기가 달랐다. 올해는 한우를 찾는 소비자가 부쩍 줄었다. 대기줄도 형성되지 않았다. 반값 수준에 판매된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도 비교적 한산했다. 30분을 기다려야 상품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 반값 삼겹살 매대와 대비됐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만난 전태양(55) 씨는 “신세계 포인트 결제 시 한우를 4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한 팩 가격이 여전히 4만원대에 달한다”며 “킹크랩도 5만원이 넘어 반값 삼겹살과 목살 같은 ‘1+1 행사’ 적용 상품만 골라 담았다”고 했다. 그는 “매장을 열기 전인 9시 45분부터 입구에서 기다려 ‘오픈런’ 행렬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1년 새 두 배 이상 가격이 뛴 올리브유 코너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작년보다 무려 10% 이상 비싸진 고추장, 된장, 쌈장 등 장류 판매대에서는 몰려든 인파에 총총걸음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날 이마트는 올리브유와 장류 상품을 2개 이상 사는 고객에게 5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매장 문이 열리고 30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40% 싼 30구짜리 이판란 계란은 마지막 물량이 진열대에 남았다.

‘1+1 행사’를 진행한 라면 판매대에도 사람들이 몰리면서 복잡한 광경을 만들었다. 오전 11시 30분에는 계산대 앞에 대기줄이 수십여m에 달했다. 오후 1시께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60대 박진양 씨는 “사람이 그나마 줄었을 것으로 생각한 시간에 방문했는데 삼겹살은 물론, 봉지라면 매대까지 텅텅 비었다”고 허탈해했다.

최근 이마트는 국내 최고 수준의 ‘바잉 파워’를 갖춘 만큼 이를 더욱 차별화해 시장 장악력을 키운다는 복안을 내놨다.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한 소비 침체와 온라인 쇼핑 환경 변화 등으로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1356억원)은 1년 전(3167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정아·신주희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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