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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전 드라마 쓴 ‘남미 트럼프’ 밀레이…아르헨 대선 승리
본선 투표 2위 이어 맞대결에서 승리…내달 10일 취임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후보가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가 진행된 19일(현지시간) 투표장에 방문해 투표를 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밀레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집권당 세르히오 마사 후보를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19일(현지시간) 최악의 경제난 속에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극우 정치인이 좌파 집권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며 정권교체를 이뤘다.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후보는 이날 오후 6시에 마무리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개표 91.81% 진행된 가운데 55.86% 득표율을 기록하며 44.13%의 표를 얻은 집권당 세르히오 마사 후보를 따돌렸다.

밀레이 당선인은 지난달 본선 투표에서 29.99%의 득표율로 마사 후보(36.78%)에게 밀렸으나, 맞대결로 치러진 이날 결선투표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사 후보는 개표 2시간여가 지난 후 선거 캠프에서 지지자에게 “저의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한다”면서 “밀레이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밀레이 당선인은 기성정치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등에 업고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로, 거침없는 입담으로 지지자들의 환호를 끌어내며 ‘남미의 트럼프’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는 연 143%에 이르는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문제의 해결과, 지난 수십 년간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한 ‘페론주의’를 비롯해 중도우파의 ‘마크리스모’에 대한 심판론을 강조하며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선거 과정에서 밀레이 당선인은 중앙은행 폐쇄와 더불어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을 공약으로 걸었고, 장기 매매 및 영아 매매, 총기 소지 허용을 비롯한 다소 과격한 공약도 내놨다. 더불어 낙태법 폐지, 국영기업 민영화, 강과 바다 등의 민영화, 무상교육 및 무상의료 폐지, 정부 지출 긴축, 모든 정부 보조금 폐지, 정부 부처 축소 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처럼 파격적 공약으로 “새 판을 짜겠다”는 밀레이 당선인의 캠페인 전략은 우파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지며 사실상 정치적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던 그를 돌풍의 중심으로 밀어올렸다. 그는 지난 8월 대권 향배의 가늠자인 예비선거에서 30%의 득표율로 중도우파 연합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치안장관과 마사 후보를 누르고 깜짝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앞서 지지자를 향해 “제 목표는 현대 민주주의 역사가 낳은 가장 비참한 정권, 현 정부를 종식시키는 것”이라며 “변화를 원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가라앉을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밀레이 당선인은 중국·브라질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힌 바 있다.

한편 본선 1위로 결선투포에 오른 마사 후보는 현 정부 경제장관으로서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 속에 결국 고배를 마셨다. 밀레이 당선인은 내달 10일 임기 4년의 대통령에 취임한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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