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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궁민, '연인'을 끌고가다…‘도리’와 ‘사랑’으로[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우리는 남궁민이 천천히 말하는 입만 보고 있었다.” “좀 그랬어”가 무슨 뜻인지도 알게됐다.

남궁민은 18일 종영한 드라마 ‘연인’을 끌고나간 주역이다. 그는 못하는 연기가 없다. 의리를 지킬 줄 아는 서늘한 검객이자 달달한 사랑꾼, 어떤 연기도 자기옷을 입은듯 했다.

작가가 장현에게 기억상실증을 몇번 부여해 보는내내 힘들었지만 그나마 '단기 기억 상실'이라 사랑의 해피엔딩이 가능했다. 장현이 그네를 타던 길채에게 했던 “좀 그랬어”는 한순간 마음을 온통 빼앗겨버렸다는 뜻이고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는 뜻이었다. 이런 순정파라니…

남궁민은 MBC 금토드라마 ‘연인’에서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인물 이장현으로 분하여, 각종 화제성 수치에서 1위를 기록하며 역대급 신드롬을 견인,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남궁민은 도리(의리)와 사랑으로 드라마를 끌고갔다. 그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 인간존중에 바탕해 한번 맺은 인간과의 의리,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멜로 감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의 이름은 유학자 장철(문성근)의 아들 장현이다. 이장현이 아니다.

장현은 아버지인 유학자 장철이 예와 의리가 살아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걸 봤다. 더 큰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을 도려내는 것, 그게 인생이라고 했다. 하지만 장철은 결국 노예와 사통한 자신의 딸의 죽음을 방조했고 노예인 삼두도 죽였다.

장현과 연준은 그 반성의 산물로서의 캐릭터다. 유학자 장철의 경직성에 반기를 든다. 예와 도리의 실천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아버지와 스승님의 행위가 과연 가문을 지키는 것이며 아름다운 의리를 지킨 것일까?

유학자 장철의 제자인 성균관 유생 연준(이학주)은 아내인 경은애(이다인)가 오랑캐에게 손을 잡힌 일을 오래 숨겨왔다며 아내를 부정했지만, 결국 아내와 함께 능군리를 가자고 한다.

장현은 여기서 한걸음 다 나아간다. 유학자 집안이지만 자유롭다. 인간의 도리와 관계를 자연의 상하 관계로 적용하지 않는다. 그는 길채를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포로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고, 의리의 건달 형님 양천(최무성)을 끝까지 모신다. 그럴 수 있는 힘이 어디서 나왔겠는가.

나는 ‘연인’을 보면서 더욱 화가 난 것은 인조가 대책도 없이 병자호란을 초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호란후 조선포로들의 속환을 포기하고, 도망간 포로를 잡아들이라는 청나라 방침에 협조하는 왕을 보았기 때문이다. 장현은 나랏님도 외면한 포로구하기에 홀로 적극 나선다.

연준은 당시로서는 현실적인 반성이었다면, 장현은 판타지가 가미된 반성이다. 왜 이렇게 판타지가 스며들었을까. 당시 사림으로서, 현실적으로 반성하는 캐릭터가 한계를 지니고 있고, 아쉬움이 많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남궁민은 “오랜기간 동안 좋은 분들과 좋은 작품 만들 수 있어 매우 뜻 깊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고 운을 떼며 “저희 드라마 ‘연인’과 함께해주신 모든 시청자 분들께도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되었길 바랍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담은 진정어린 소회를 전했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자신의 상처를 고백한 길채(안은진 분)를 위로하며 건넸던 “안아줘야지 괴로웠을 테니”를 꼽으며, “대본으로 처음 받아봤을 때부터 울컥했고 따듯함이 느껴지는 대사”라고 그 이유를 전함은 물론, “연기자로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힘들고 지쳐있는 분들께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고 장현이의 진심이 잘 느껴졌던 대사 같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라며 특별한 감상을 전했다.

이어 남궁민은 “뜨겁게 고민하고 열렬히 준비한 작품이 많은 분들께 상상 이상의 사랑을 받아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진심이 돋보이는 말과 함께 “장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모습, 좋은 연기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드라마를 애청해준 시청자에 대한 감사 인사 또한 잊지 않고 전하며 종영 소감을 마무리했다.

드라마 ‘연인’을 통해 10년 만에 사극에 복귀, 캐릭터와 장르를 불문하며 믿고 보는 배우, 남궁민이라는 이름값을 또다시 증명한 남궁민. 한계 없는 변신으로 이유 있는 성공을 이끄는 바, 작품의 흥행을 넘어선 ‘남궁민 신드롬‘은 앞으로도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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