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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침략 사죄하라”던 일본 신흥종교 명예회장 95세 별세
日연립여당 공명당 설립에 영향…기시다 "역사에 큰 족적 남겨"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교도통신]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일본에 뿌리를 둔 신흥종교인 창가학회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95세.

18일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케다 회장은 지난 15일 도쿄 신주쿠구 주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47년 창가학회에 입회했다. 1960년 제3대 회장에 취임했고, 1979년 명예회장이 됐다.

1975년에는 국제창가학회를 결성한 뒤 회장직에 올라 지금까지 지위를 유지했고, 평화 운동과 국제 교류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그는 집권 자민당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는 연립 여당 공명당의 전신 '공명정치연맹'을 1961년에 세우기도 했다.

학생 주체 교육이 평화로운 생명 존엄 사회를 구축하는 기반이라는 신념에 따라 1971년 일본에 소카대학교, 2001년 미국 소카대학교(SUA)를 창립했다.

동양철학연구소, 민주음악협회, 도쿄후지미술관, 도다기념 국제평화연구소 등도 만들었다.

고인은 대표적인 지한파로도 꼽혔다.

평소 일본 학생들에게 세종대왕, 이순신, 유관순, 안창호 등 한국 위인에 대해 강연했고, 재일 한국인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등 왕성한 한일 우호 활동을 했다.

아울러 한국을 ‘문화대은(文化大恩)의 나라’라고 강조하며 일본의 조선 침략을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한국외대와 충북대, 경남대 등 여러 한국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5월 20일 한국외대 명예철학박사 수여식에서 답사를 통해 “아버님이 젊은 시절에 징병으로 서울에 체재하신 적이 있다”며 “그때 목격한 일본인들의 횡포나 거만한 태도에 분노하며 어린 소년이던 저에게 해주신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소설 ‘인간혁명’ 등을 집필했고, ‘지구혁명을 위한 도전’ 등 일부 서적이 한국어로 번역·출간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케다 회장의 부고를 접하고 깊은 슬픔을 견딜 수 없다”며 “국내외에서 평화·문화·교육 추진에 힘쓰고, 중요한 역할을 다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고 추도했다.

창가학회는 일본 니치렌종(日蓮宗) 신도들이 조직한 종교 단체다. 1930년에 ‘창가교육학회’로 설립됐다가 1945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창가학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종교는 192개 국가·지역에 퍼져 있으며, 한국에도 SGI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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