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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론주의의 본진’ 휩쓰는 자유지상주의…배경엔 우파 싱크탱크[원호연의 PP]
라틴아메리카 국가서 극우파 대두
‘핑크 타이드’ 속 우파 불만 결집
美 우파 싱크탱크 지원 속 네트워크 확장
아르헨티나 극우 대선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가 1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서 대선 결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과 유럽에서는 국가 포퓰리즘에 기반한 우파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면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자유지상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10년대 대거 세워졌던 자유주의 싱크탱크 들의 역할이 숨어있다.

자신을 ‘무정부주의적 자본가’로 규정한 하비에르 밀레이는 8월 아르헨티나 예비선거에서 선두를 내달렸고 10월 22일 대서 첫 라운드에서는 중도 우파 후보 파트리샤 불리히를 제치고 결선에 지출했다. 그는 19일 페론당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 장관과 맞붙는다.

비록 밀레이 후보가 1차 선거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중도 우파 표가 불리히와 밀레이로 양분됐고 불리히가 이후 밀레이 지지를 선언했고 보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도 그의 손을 들어준 점을 감안하면 결선 승리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밀레이는 10개 여론조사 중 6개에서 마사 후보를 눌렀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그의 자유주이 정당이 예비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베네수엘라의 마거릿 대처로 불리는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야권 후보 중 유일하게 석유 산업의 민영화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녀의 정당은 자유지상주의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을 기리는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우루과이에서는 아르헨티나 밀레이 후보의 영향을 받은 자유당이 공식적으로 정당 등록을 했다. 이 정당은 “좌우파 담론을 넘어서 모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에콰도르에서는 다니엘 노보아가 기예르모 라소 전 정부의 자유주의적 노선을 이어갈 것이다. 그는 자신을 중도 좌파라고 규정하면서도 기업의 자유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포린폴리시(FP)는 “라틴 아메리카의 정치 경제는 자유지상주의의 완벽한 토양을 제공했지만 이 운동이 급속히 성장한 배경에는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해 온 자유주의적 싱크탱크와 활동가들의 네트워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국가들은 대공황 이전부터 대개 수입대체 산업화 모델을 추구했다. 다른 나라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엄격한 쿼터제와 관세를 선호했다.

수입대체 산업화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했다. 1970년부터 1982녀까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총부채 수준은 1000% 이상 증가했다. 수백만의 라틴 아메리카인들은 긴축 정책을 요구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격렬히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지역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불평등도가 높은 20개구 중 8개국이 이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같은 경제적 상황은 이른바 ‘핑크 타이드’로 불리는 좌파 집권의 흐름을 만들었다.

좌파의 장악력이 높아졌지만 이면에서는 자유주의자들의 조직화가 진행됐다. 좌파와 허약한 보수야당에 불만을 품은 (밀레이로 대표되는)대중 지식인들이 대중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과테말라의 글로리아 알바레즈와 칠레의 악셀 카이저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카토 연구소를 포함하 미국의 자유주의 싱크탱크들은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 이 지역에 방대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자유지상주의 이념을 전파해 이러한 움직임을 지원했다.

이른바 ‘싱크탱크를 만드는 싱크탱크’를 자처하는 아틀라스 네트워크는 전세계에 약 500개의 파트너가 있고 마차도와 함꼐 콜롬비아 대선 후보로 지명된 마리아 페르난다 카발, 페루 노벨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등이 여기에 속했다.

지난 2018년 이 네트워크는 라틴아메리카를 위하 센터를 만들었고 당시 80개 이상의 시민 사회 단체와 제휴했다.

2004년 설립된 라틴아메리카를 위한 자유 네트워크(RELIAL)은 중남미 17개국에서 42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자유를 위한 경제지식전파센터(CEDICE)는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10년 이상 대립하고 있다.

차베스 정부의 고문인 에바 골린저는 CEDICE가 2001년부터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재정지원과 전략적 조언을 받고 베네수엘라 정치에 개입해왔다고 폭로했다.

FP는 “라틴아메리카의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진지하게 조직화를 해왔다”며 “새로운 선거에서 이들이 약진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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