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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조 넘던 재고자산 줄었지만…웃지 못하는 석화업계 왜? [비즈360]
석유화학 4사 총재고 10조원대 → 9조원대
제품수요 증가 아닌 공장 가동률 조정 영향
전방사업 부진 여전…반등시기 예측 어려워
[각 사 및 여수시청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때 10조원을 넘었던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재고자산이 최근 감소세를 타고 있다. 다만 제품 수요 회복이 아닌 계속된 불황에 대응하고자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재고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시황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쉽사리 끌어올리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석유화학 업체 4사(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의 총재고자산은 9조4056억원이다. 10조원을 넘었던 지난해 3분기 말(10조6241억원)보다 11.5% 줄었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원재료와 생산한 제품 등의 가치를 말한다. 경영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은 일정 수준의 재고자산을 보유해야 하지만 급증할 땐 기업 재정에 타격을 준다.

재고자산 감소 폭이 가장 큰 회사는 LG화학이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2조654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944억원) 대비 19.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 재고자산(9237억원 → 7518억원)은 18.6% 줄었다. 롯데케미칼(2조6883억원), 한화솔루션(3조3107억원)의 재고자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3%, 4.7% 감소했다.

이번 재고자산 감소는 공장 가동률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실제 석유화학 업체들은 시황 회복 시기가 늦어지자 공장 가동률을 대폭 낮추고 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연초와 비교했을 때 최근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조금 반등했지만 재고자산이 줄어들 만큼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LG화학 석유화학 공장의 가동률은 75.3%로 전년(84%) 동기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LG화학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은 올해 4월부터 약 6개월 동안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의 일부 석유화학 공장도 가동률 70%대에 머물렀다. 한화솔루션은 90%대의 가동률을 기록했지만 울산 생산라인(95%→91%)은 지난해 3분기보다 4%포인트 줄었다.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생산라인은 가동률이 60%대에 불과하다.

업계는 석유화학 시황이 이른 시일에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우선 전방 산업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영향이 크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케미칼 사업에 대해 “아직까지 경기 회복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시황 회복 시점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은 석유화학 공장 증설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파라자일렌(PX) 생산능력은 지난해 3159만t에서 2025년말 45.6% 증가한 4600만t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PX는 합성섬유의 중간 원료로 쓰이는 석유화학 제품이다. 중국의 공장 증설로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면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 시황 부진이 계속되자 석유화학업체들은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제 15회 화학산업의 날 행사에서 “아직도 쉽지 않은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3대 신성장동력(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에 대한 투자는 시황과 관계없이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핵심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낮고 전략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국내 사업을 정리하는 경영 합리화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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