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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파 카리나 소맥은 ‘크러시처럼’?…롯데칠성 주가 운명이 달렸다 [신동윤의 나우,스톡]
[유튜브 '롯데칠성'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금껏 한 번도 볼 수 없던 모양의 국내 맥주가 출시됩니다. 일부 수입 주류에서나 볼 수 있던 병목과 몸 사이에 굴곡이 없이 올라가는 ‘숄더리스(shoulder-less)’ 병을 적용한 맥주. 롯데칠성이 야심차게 내놓을 신제품 맥주의 이름은 ‘크러시(Krush)’입니다.

투명병을 사용한 데다 병목에 크리스탈 커팅 방식을 도입해 ‘빙산’ 이미지를 살림으로써 크러시의 특징인 시원함과 청량함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는데요. 음식점 냉장고나 마트 진열대에 전시된 모습 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드는 요소입니다.

오는 21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크러시의 모델은 인기 걸그룹 ‘에스파(aespa)’의 멤버 ‘카리나’입니다. 작년 출시한 제로슈거 소주 ‘새로’가 2030세대 공략에 성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크러시 역시도 2030세대를 주 타깃으로 삼아 신제품 안착이 하늘의 별따기로 여겨지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죠.

롯데칠성에게 크러시는 맥주 시장 ‘삼세판’ 도전

눈에 띄는 디자인과 파괴력 있는 모델을 앞세웠지만, 크러시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바로 한국 소비자들의 ‘입’ 입니다. 이상하리만치 한국 소비자들은 술에서 만큼은 ‘먹던 것’을 찾는 경향이 매우 뚜렷하기 때문이죠. 오비맥주 ‘카스’의 점유율은 38.5%에 이르고,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12.35%를 차지하는 등 두 브랜드가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섭니다.

이미 롯데칠성은 맥주 시장에서 쓴 잔을 삼킨 바 있죠. 지난 2014년 출시해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현재 4.23%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이 수치는 일본 수입맥주인 아사히(4.25%)에도 뒤쳐지는 정도입니다. 여기에 피츠는 어디 명함도 내밀기 힘든 지경이죠.

그런 롯데칠성에게 크러시는 ‘삼세판’에 해당하는 도전인 셈입니다.

‘새로’ 성공의 기억 크러시에 심는다

롯데칠성이 이번에 희망을 거는 이유는 바로 ‘새로’를 통해 얻게된 성공의 기억을 크러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 때문입니다.

특히, 출시도 전부터 롯데칠성은 대놓고 새로와 크러시를 콜라보레이션 한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크러시는 ‘소맥(소주+맥주)용 맥주’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흥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입니다.

앞서 하이트진로가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 ‘진로이즈백’을 조합한 소맥 ‘테슬라’, ‘테진아’ 등을 밀어 재미를 봤던 것처럼 롯데칠성 역시도 크러시와 자사 소주 ‘처음처럼’, ‘새로’가 함께 활짝 웃을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어쩌면 ‘크러시처럼(크러시+처음처럼)’, ‘크로시(크러시+새로)’ 등의 새로운 소맥 이름이 탄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 크러시는 페일 라거 타입 맥주로 알코올 도수는 4.5도, 500㎖병 제품과 20ℓ 용량의 생맥주 형태로 오는 21일부터 술집, 음식점 등에 먼저 선보일 예정입니다.

주가는 벌써 훈풍 vs 추운 비수기 출시로 초반 효과 ↓

크러시의 출시에 대해 증권가의 반응은 우선 긍정적입니다. 11월 들어서 삼성증권, 상상인증권 등은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습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테라’ 사례처럼 크러시도 초기 반응이 중요하다”며 “제품 경쟁력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는지에 따라 반응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키움증권은 크러시의 맥주 시장 목표 점유율은 10%라고 짚었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로탄산, 제로소주, 별빛청하 등 최근 신제품 성과가 양호한 편이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시대감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죠.

최근 롯데칠성 주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는 최근 1개월 간 주가가 14.68%나 상승했습니다.

다만 우려도 나옵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맥주 신제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주가 상승동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반대일 경우 주가를 떨어뜨리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죠.

이미 맥주 시장엔 불과 반년 전 나온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켈리’가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힙니다. 맥주 시장 영업력, 브랜드력이 밀리는 롯데칠성에겐 좋을 게 없다는 것이죠.

이미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 늦가을, 즉 맥주 비수기에 돌입한 11월 후반을 출시 시기로 잡은 것도 애매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초반 흥행에 분명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롯데칠성 유튜브 캡처]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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