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대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정부가 우리나라 경제를 두고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둔화가 완화된다’는 최근 3개월 간의 판단보다 강한 표현이다. 경기 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 자료를 내고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 속에 공급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그린북 보다 강한 표현이다. 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반등 조짐, 서비스업·고용 개선의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난 7월까지 6개월 연속 최근 한국 경제를 경기 둔화라고 진단하다가 8월 그린북에서부터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그린북에선 ‘경기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물가 지수가 일부 불안하지만 수출과 고용이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9월 산업활동동향 주요지표는 광공업·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 설비·건설 투자 모두 증가했다. 생산은 광공업 생산(전월비 1.8%)과 서비스업 생산(0.4%)이 증가해 전 산업 생산(1.1%)이 증가했다. 지출도 소매판매(0.2%), 설비투자(8.7%)와 건설투자(2.5%) 모두 증가했다.

10월 수출도 자동차·선박·석유제품 수출 확대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5.1%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7.6% 늘어났다.

고용도 취업자 수 증가세가 확대됐다. 10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34만6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2.1%로 전년 동월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10월 소비자물가는 9월 3.7%에서 상승폭이 3.8%로 확대됐다.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2%,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3.6%, 생활물가지수는 4.6% 상승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방한 관광객 증가 기대감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러·우크라 전쟁·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 등 민생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내수·투자·수출 활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