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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LH 전관업체 계약 해지 단 한건도 없었다…648억 규모 11건 ‘정상 이행’ 中 [부동산360]
당초 ‘계약 전면 해지’ 발표 이후
“이행 절차 중단” 톤 조절한 뒤 ‘정상 이행’
일방적 취소 시 업체 반발 및 법적 문제 고려
3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를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을 발표한 이후 계약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밝힌 전관업체 참여 설계·감리용역계약 11건을 정상 이행 중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LH는 전관 이권 카르텔을 척결하겠다며 전관업체 참여 용역계약 11건을 전면 취소키로 한 바 있다. 소급 적용과 배임 논란 등이 불거지자 정상 이행으로 슬그머니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LH는 해당 계약 11건에 대해 향후에도 계약 해지 대신 정상적으로 용역이 진행될 것이라 했다.

LH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철근 누락 단지 발표 이후 체결한 설계·감리용역 중 전관업체가 참여한 용역 11건 모두 취소 없이 계약을 정상 이행 중이다. 해당 용역계약 규모는 총 648억원이다. 이 중 설계 공모가 10건(561억원 규모), 감리용역이 1건(87억원)이다.

당초 LH는 '철근 누락' 사태 후폭풍에 설계·감리 등 용역계약 체결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지난 8월 20일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재한 회의에서 이미 체결한 전관업체와의 용역계약도 해지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8월 15일 원 장관이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특사로 가 있는 상황에서 전관 업체에 대한 계약 해지 및 취소를 긴급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이한준 LH 사장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 중 전관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는데 한꺼번에 계약 취소를 당해 억울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해당 업체와 충분히 협의해 보상까지 검토하겠다”며 전관 배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아직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고 심사만 진행 중인 용역 23건은 ‘발주 부서의 불가피한 사유’로 판단해 해당 공고 취소를 완료했다. 해당 용역들은 LH가 지난 9월 마련한 전관업체 배제 기준(2급 이상, 퇴직일 3년 이내인 자)을 적용해 신규 공고를 추진·진행해왔다.

하지만 전관업체와 이미 체결한 용역계약 11건은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 결국 계약을 정상 이행하기로 했다. LH 관계자는 “국정감사 당시 및 외부에서 (계약 취소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는지 질타를 많이 받아 조치한 것”이라며 사실상 새로 마련한 전관 규정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해 계약을 이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칫 무리하게 전관업체와 맺은 용역계약을 취소하면 해당 업체들이 대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계약 취소 시 업체에 지급하는 보상금을 잘못 정하면 LH 직원들이 배임에 걸릴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전관업체와의 일괄 계약 취소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계약 해지는 법적 요건을 명확히 따져 결정할 사안이란 취지의 내용이 대다수였다.

이에 국토부와 LH가 ‘용역 취소’에서 ‘계약 취소가 아닌 이행 절차 중단’이라고 톤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전관업체와의 계약과 관련해 모두 취소·해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경찰 수사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섣부르게 전면 계약 취소를 언급하고 수습에 실패했다는 지적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토부의 LH 혁신안은 이달 안에 발표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LH의 인력, 조직 개편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여 LH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원희룡 장관은 17일 LH 진주 본사에서 ‘LH 종합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LH의 자체 혁신안 보고 청취 및 공공주택 품질 제고 등에 대한 이행 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LH 혁신안을 발표하기 전 LH 측의 선제 조치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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