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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엔 환율 16년來 최저…국내 円테크 열풍 계속된다 [투자360]
33년 만의 최강 엔저
엔화 관련 투자 열기 지속 전망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최근 엔/달러 환율이 1990년 이후 약 3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초(超)엔저’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원화가치가 소폭 오르면서 100엔당 원화의 재정환율(16일 856.8원)은 2008년 1월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향후 엔화가치 상승을 염두한 ‘엔테크’ 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에 상장된 엔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입하는 한편, 엔저 수혜를 입은 일본 수출 기업의 주식 매수에서 나선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현재 개인들은 이달 들어 엔화 ETF인 ‘TIGER 일본엔선물’을 2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원·엔 간 환율을 기초로 엔 선물 지수를 추종한다. 또 일본 대표 수출기업인 토요타 주식을 대량 매수하는 한편, 일본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ETF인 TIGER 일본니케이225와 KODEX 일본TOPIX100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엔화 예금도 크게 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3일 기준 1조1110억엔(약 9조66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잔액(6832억엔)의 1.5배에 가까운 액수로, 올해 들어서만 4278억엔 급증했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4월 말 5천978억엔까지 줄었다가 5월부터 가파르게 늘기 시작해 9월 말에는 1조엔을 돌파했다.

예금 잔액 상당 부분은 기업 예금인데, 수출 기업의 결제 대금 수취와 일본 기업의 자국 송금 수요도 늘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와 엔저 현상이 맞물리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 엔화 환전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5대 은행의 엔화 매도액은 약 3138억엔(약 2조73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0억엔)의 4배 수준이다. 은행이 고객에게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 환전 규모가 지난해보다 4배로 불어났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저 현상에 따라 일본 여행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엔화 환전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엔/달러 환율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엔화 약세 행진이 멈추지 않자 일본 정부도 하루가 멀다고 '구두 개입'을 하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금주 기자회견에서 환율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계속해서 만전의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고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1.84엔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전날에도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긴장감을 갖고 시장을 보면서 만전의 대응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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