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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선거졌다고 “울분·절망”…판사가 쓴 정치글, 대법원은 ‘엄중 주의’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지난해 3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3월 대선에서 낙선하자 6일이 뒤 올렸다. [박병곤 판사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대법원이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린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판사에 대해 지난달 18일 소속 법원장(김정중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통해 ‘엄중 주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이 진상조사에 착수한 지 2개월만이다.

법원행정처는 16일 “해당법관의 임용 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이용과 관련해 법관징계법, 법관윤리강령,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의견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독립된 감사기구로서 대다수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법원 감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법관 임용 후 SNS에 게시된 일부 글 중 정치적 견해로 인식될 수 있는 글을 올린 부분에 관해 소속 법원장을 통해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앞서 정치적 중립이 의심되는 판결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올해 8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은 벌금 500만원이었던 상황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박 판사의 정치 성향이 선고에 영향을 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박 판사가 법관으로 임용된 뒤에도 SNS에 치우친 정치적 견해를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오며 비판이 커졌다.

박 판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낙선한 작년 3월 대선 직후 "울분을 터뜨리고 절망도 하고 슬퍼도 했다가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고 적었다. 민주당이 패한 2021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직후에는 "울긴 왜 울어",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대사가 적힌 중국 드라마 캡처 사진을 올렀다.

앞서 박 판사는 논란이 될만한 과거 게시물들을 정진석 의원 1심 기일 직전 삭제하고, 선고 직후엔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당초 "재판장의 정치적 성향을 거론하며 과도한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치 판결' 의혹을 일축했지만, 박 판사의 게시글 내용이 구체적으로 보도되며 논란이 커지자 지난 8월 중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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