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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기 버튼소리로 위기 직감…시민도운 112요원
경찰, 2023 우수사례 모음집 발간

“함께 있는 사람 때문에 통화가 어려운 건가요?”

“삐~.”

한상재 강원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경사는 어느 날 새벽 무응답 신고를 받았다. 말할 수 없는 상황인가 싶어 전화기를 두드려달라 했으나 신고자는 말이 없었고, 신고를 종료하려다 찜찜한 기분에 “전화기 버튼을 눌러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삐~, 삐~”하고 숫자 다이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한 경사는 숫자 다이얼 소리로 신고자 주소, 폭행 피해 등을 확인하고 관할 지구대와 형사팀, 여청수사팀이 총출동해 신고자를 구조했다. 신고자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뒤 가해자가 방을 나간 사이 자는 척을 하며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올해 중요 범죄를 해결하고, 범죄 예방·인명 구조에 기여한 112우수사례 모음집을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사례집에는 총 45개의 우수사례가 소개됐다.

김화원 경기남부경찰청 경사는 분당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신고자를 보호했다. 8월 3일 김 경사는 “누가 사람들을 칼로 찌르고 도망갔어요!”라며 공포에 사로잡혀있는 신고를 받았다. 신고자는 공포에 사로잡혀 자제력을 잃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상황이었다.

김 경사는 “지금 경찰이 우리의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듣고 있고 다수의 경찰차가 출동 중”이라며 신고자의 안심시켰다.

가까스로 진정한 신고자의 말을 기반으로 김 경사는 “나이 불상의 남성, 고글 착용, 식칼 소지, 삭발한 머리, 팔에 문신이 있으며 AK플라자 광장에서 건물 내 2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 다수의 피해자 발생”이라며 현장 상황을 전파했다.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피의자 최원종(22)을 피해 신고자는 2층 여성 화장실로 대피했다. 김 경사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 봉이나 소화기 등 무기나 방패막이를 들고 있어달라”며 5분동안 신고자를 안심시켰고, 신고자는 무사히 구조됐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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