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실에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용 반도체 칩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기술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을 최초로 공개했다.

15일(현지시간) MS는 연례 개발자 회의 ‘이그나이트 콘퍼런스’에서 자체 개발한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마이아 100’과 고성능 컴퓨팅 작업용 중앙처리장치(CPU) ‘코발트 100’을 선보였다.

마이아 100은 엔비디아의 GPU와 유사한 형태로 생성형 AI의 기본 기술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구동을 위해 설계됐다. MS는 이 칩을 개발하기 위해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협력했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MS와 협력해 우리의 모델로 마이아 칩을 정제하고 테스트했다”며 “이제 마이아를 통해 최적화된 애저(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의 AI 기반은 더 뛰어난 성능의 모델을 학습하고 고객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다만 MS는 마이아 100을 외부에 판매할 계획은 아직 없으며, 자체 AI 기반 소프트웨어 제품과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MS는 지난달 말 인공지능(AI) 챗봇 ‘코파일럿’을 탑재한 PC 운영체제 윈도11의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월 30달러의 ‘M365 코파일럿’을 출시한 바 있다.

외신들은 이번에 MS가 개발한 마이아 100이 엔비디아의 GPU 제품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 생성형 AI 훈련에 필요한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더불어 MS가 이날 공개한 다른 제품인 코발트 100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더 높은 효율성과 성능을 내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AWS)가 개발한 고성능 컴퓨터 구동용 칩인 그래비톤 시리즈나 인텔 프로세서 제품 등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 언론의 전망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 128코어의 칩은 모든 클라우드 공급업체를 통틀어 가장 빠르다”며 “이 칩은 이미 MS 서비스의 일부를 구동하고 있으며, 전체에 적용한 뒤 내년에는 고객에게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날 MS는 자체 칩 개발과 더불어 엔비디아와 AMD가 각각 개발한 최신 GPU 제품 H200과 MI300X도 자사의 AI·클라우드 서비스에 내년 중 도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블룸버그는 MS가 개발한 두 칩 모두 대만 반도체 회사 TSMC가 제조한다고 전하면서, MS가 수년간 투자를 통해 자체 칩을 개발한 것이 AI와 클라우드 분야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도체 칩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