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단독] 국내 1호 중대재해감독과장 사표 냈다…그만두는 공무원들
첫 중대재해감독과장에 '눈독' 들여온 로펌들 영입경쟁
"사시 출신은 취업심사 프리패스"…상반기 환경부도 '김앤장'行
방산업체 軍출신 대거 영입…은행·증권 금융사도 잇단 '러브콜'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내 1호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고용노동부 K서기관(과장급)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K서기관이 사표를 내면서 일찍부터 그를 영입하려 애써왔던 국내 최고의 로펌들의 물밑작업이 더 치열해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K서기관이 로펌들의 영입 1순위로 떠오른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한 그가 국내 최고의 전문가인 데다 사법고시 출신이라 이직도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가를 떠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방위산업부터 은행·보험·증권 등 그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예산과 세제를 주무르는 기획재정부나 실물 산업정책을 집행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적을 두고 있는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K서기관처럼 고용노동부, 환경부 등 범부처에서 관복을 벗는 공무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15일 고용부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 K서기관은 최근 사표를 냈다. K서기관은 올해 7월 1일 서울지노위로 인사가 나기 전까지 만 2년간 고용부 산안본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으로 재직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후 발생한 모든 사례가 K서기관의 손을 거쳐갔다는 점에서 그의 사표 소식에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2021년 7월 1일 산업안전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당시 각 로펌에서 가장 주목해서 살폈던 곳이 바로 중대산업재해감독과다. 감독과는 중대재해법에 대한 해석 지원은 물론 중대재해 발생 시 수사조직을 운영하고 검찰 등과의 업무협의도 담당한다. 또 중대재해를 야기한 사업주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도 중대산업재해감독과 소관이어서 로펌과 산업계의 이목을 받았다.

사법고시 47회(행정고시 49회)로 공직에 입문한 K서기관은 첫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의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다. 경영계가 예민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공무원 사표 수리까진 통상 2~3주가 소요된다. 재직기간 해소되지 않은 법적 문제 등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직 처리가 완료된 퇴직 공직자가 취업을 하려면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심사를 요청해야 하고, 윤리위는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기관 간 밀접한 업무관련성을 따져 심사결과를 발표한다.

다만 K서기관이 ‘갈 곳’은 아직 불명확하다. 그는 “사표도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취를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K를 영입하려는 로펌이나 민간기업이 적지 않았다”는 게 복수의 내부 관계자 얘기다. 특히 “사시 출신은 행시와 달리 변호사라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인사혁신처 취업심사에서도 걸림돌이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취업심사에서의 이점을 살려 대형 로펌으로 옮긴 사시 출신 공무원들이 많다. 지난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환경부 교통환경과장 출신 서기관(사시 46회)은 올 상반기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이직했다. 기재부나 산업부 등 경제부처 행시 출신들이 삼성 등 대기업으로 가던 일반적인 이직 행태에 사시 출신 사회부처 서기관의 로펌행이 추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군(軍)장성들을 영입하는 방위산업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인사혁신처의 10월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보면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삼양화학공업, 도화엔지니어링, 대한항공 등으로의 취업심사를 요청한 건이 무려 7건으로, ‘업종’ 중 가장 많았다. 다음은 우리은행, 광주은행, IBK저축은행, NH투자증권, IBK연금보험 등 금융(6건)업종으로의 이직도 활발했다.

대기업으로의 이직도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4급 퇴직자 2명이 각각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과 LG에너지솔루션 상무로 자리를 옮긴다. 기재부 ‘정책통’으로 불려온 L부이사관(행시 42회)도 삼성전자로 가기 위한 취업심사를 통과했다. 행시 37회 사회직 수석 합격자로 유명한 고용부 Y이사관(고위공무원 2급)도 최근 사표를 냈다. 아직 취업심사 전이지만 그는 지방청장직을 그만두고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fact051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