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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농업체, 장난감업체도 투자...100조원 들어간 中 ‘녹색 거품’ 경제 뇌관으로
중국 지난해 107조원 투자...전세계의 90%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 금지에 값 떨어져
중국 허베이성의 태양 에너지 발전시설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중국이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 태양광 산업의 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낙농업체, 장난감 제조사 등 다른 업종들까지 과잉 투자를 한 결과다.

1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하 데이터 제공 업체 트래커 오피스는 중국의 태양광 패널 가격과 패널 제작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연초 이후 각각 40%, 50% 급락했다.

이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수많은 기업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공급이 너무 많아진 탓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쏟아부은 돈은 800억달러(약 107조원)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전체 투자 금액의 90%에 달하는 규모라고 블룸버그 추정했다.

민간 기업들도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었다. 문제는 에너지 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들까지 이 기류게 편승했단 것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 여름 중국 거대 낙농기업인 로열그룹은 젖소 1만마리를 사육할 수 있는 농장과 유가공 공장을 짓는 새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무려 15억달러(약 2조원)를 들여 태양전지와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공장도 짓겠다고 밝혔다.

로열그룹 외에도 보석 체인업체인 절강 명주얼리 15억달러, 장난감 제조사 무방 하이테크 6억6000만달러 등 태양광과 무관한 업체들이 거액을 들여 태양광 관련 공장 신설에 나섰다. 오염제어 기계를 생산하는 쑤저우 시징 테크놀로지는 총 자산이 4억50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14억달러를 들여 태양전지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과 이들 기업들은 태양광 산업의 잠재력이 높으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와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인상은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요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 서구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기 위해 중국 업체들에 벽을 세우면서 발생했다. 특히 미국은 위구르 강제 노동을 문제 삼으며 중국산 폴리실리콘으로 만든 태양광 패널 수입을 원천 금지했다.

짧은 기간 생산시설은 크게 키웠지만 판로가 막히자 중국 태양광 업체들은 생존을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WSJ은 중국 태양광 분야 선두 업체 가운데 최소 13곳이 증성 계획을 보류했다고 시장정보업체 트렌드포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울며겨자먹기로 일부 태양광 업체들은 관세 적용이 예외인 일부 유럽 국가들에게 헐값에 처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태양광 업체인 룽이그린에너지기술은 최근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 내 태양광 업계가 생사의 기로에 섰다”고 밝혔다. 류이양 중국태양광산업협회 사무차장 등은 지방정부가 태양광 투자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WSJ은 “중국 내부에선 ‘녹색 거품’이 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많은 중국의 태양광 기업들은 손실을 보는 처지이거나 파산 위험을 맞닥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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