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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美공장 생산직 임금 25%↑…“車·배터리, 인건비+수요둔화 장벽 우려”
전미자동차노조 파업 승리 여파
완성차·배터리 연쇄 임금인상 우려
전기차 성장세도 둔화·투자 철회도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을 투어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인 가운데, 향후 노조 리스크, 전기차 시장 둔화 등이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앨라배마 공장 등 생산직 임금을 2028년까지 25% 인상하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우선 내년 초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직 직원 약 4000명의 시간당 임금을 전년 대비 14% 인상한다. 여기에는 올해 이미 실시한 임금 인상분도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의 임금 인상도 계획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동종 기업들에 상응하는 경쟁력 있는 임금과 복리후생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의 여파로 현대차가 이번 임금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UAW는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로 구성된 노조다. 이들은 앞서 약 6주간 파업을 통해 ‘4년간 25%’ 임금 인상을 이끌어냈다.

특히 UAW는 자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자국에 진출한 타국 완성차 기업으로까지 세를 확장 중이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일본 자동차 기업들과 테슬라·현대차를 거론하며 “이 기업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권리를 위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오하이오주 공장. [얼티엄셀즈 제공]

GM과 미국에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총 3개의 공장을 구축 중인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8월 오하이오주 합작 1공장 노조 근로자 1100명에 대해 평균 임금인상률 25%를 적용하기로 했다.

UAW는 기존 오하이오주 공장 근로자들의 시급이 최저 16.5달러(약 2만1800원)로 너무 적은 수준이라는 비판을 제기해 왔었다. 이번 합의로 최저 시급은 20달러 수준으로 인상됐다.

UAW는 얼티엄셀즈 외에도 GM, 스텔란티스, 포드 등과 연관된 배터리 공장에 UAW 노조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소속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32달러(약 4만2300원)가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스텔란티스의 경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는 SK온과 합작공장을 구축 중이라 향후 임금 인상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비 상승 리스크와 더불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것도 국내 기업들에 악재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이미 미국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 배터리 생산을 축소하기로 했다. 일부 직원에 대해서는 휴직 조치를 한다. 이 공장은 앞서 지난 9월에 3000여명을 정리해고하기도 했다.

SK온은 포드와 건설 중인 켄터키 2공장 가동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당초 2026년 가동 예정이었으나, 포드의 전기차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얼티엄셀즈 테네시주 합작 2공장도 올 하반기 가동에서 내년으로 가동 시기를 연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포드, 코치그룹과 튀르키예에 추진하던 배터리 합작법인 건설을 최종 철회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북미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투자 철회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후방산업인 배터리 업계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포드는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존에 계획했던 50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투자액 가운데 120억 달러의 지출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GM은 혼다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보급형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했다. 폭스바겐그룹은 독일 볼프스부르크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을 전면 백지화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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