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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운전 외국인, 가게 들이받고 “실수”…블랙박스 보니 ‘반전’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인근 가게를 들이받은 외국인이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주장했지만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봉준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몽골 국적의 A(32)씨에게 최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대학원생인 A씨는 2021년 10월17일 오전 4시40분쯤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았다가 5m가량 돌진해 인근 가게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0.293%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법정에서 그는 대리기사를 기다리며 운전석에 앉아 있다가 차에 함께 타 있던 동생과 다투는 과정에서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의도치 않게 움직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대리운전을 호출한 통화 내역이 없고, 차량이 돌진하기 직전 블랙박스 영상에 A씨의 동생이 "운전하지 마, 죽여버릴 거야"라고 강하게 제지하는 내용의 대화가 담겨 A씨가 의도적으로 차량을 조작한 것이라고 봤다.

또 A씨가 운전한 포르쉐 카이엔 차종의 경우 기어를 주차(P) 또는 중립(N)에서 주행(D)으로 변속하려면 기어노브 앞부분의 잠금 해제 장치를 누른 상태에서 움직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수로 기어노브를 건드려 기어가 변속됐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혈중알코올농도가 극히 높은 음주 상태에서 함부로 운전하다 차량이 인근 가게를 뚫고 들어가 내부를 파손하는 사고를 내고도 범행을 부인했다"고 질책하면서도, A씨가 국내에서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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