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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말시계, 가장 위태로운 위치로” 핵군축협정 포기하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가 핵무기 군축 및 통제 관련 국제협정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이에 범세계적 핵비확산 체제도 흔들리는 중이다.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올해 1월 발표한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은 멸망을 의미하는 자정에 90초 앞으로 다가섰다. 이는 지구 종말 시계의 1947년 도입 후 가장 위태로운 위치다.

러시아 정부는 9일(현지시간) 법률 공포에 쓰이는 웹사이트를 통해 일본과 맺은 핵무기 군축 협력에 관한 협정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공개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서명한 이 문서에는 "러시아에서 감축된 핵무기 폐기 지원에 관한 헙력을 위해 일본 정부와 체결한 협정과 이런 목적을 위한 협력위원회 설립을 종료한다"고 작성됐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 요구에 반발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제1차 핵위기가 있었던 때 맺어진 것이었다.

러시아는 다른 강대국과 맺어온 '외교적 핵 안전장치'를 하나 둘 해체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했다. 지난 2일에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했다.

7일에는 냉전 말기인 1990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당시 소련 주도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각자 재래식 무기 보유 목록과 수량을 제한하도록 한 군축조약인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서 탈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의 핵 경고도 나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 5월 국영 매체인 타스통신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더 많이 지원될수록 세계는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의 파괴력이 커진다면 소위 '핵 종말'이라고 불리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이 밖에도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은 '역사상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것'을 경험할 것이라는 언어 등으로 핵 위협을 가해왔다.

지난 6월 러시아는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고, 지난달 5일에는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닉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는 등 직·간접적으로 핵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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