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이 전기차시장 장악하게 두지 않을 것”
조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일리노이 벨베디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전기차 시장 장악 노력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일리노이주 벨베디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을 장악하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며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붉은색 UAW 셔츠를 입고 나타난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이후 전기자동차를 포함해 미국내 첨단 제조업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졌고, 미국 전역에 20개 이상의 새로운 자동차 공장이 문을 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의 행정부는 중국과 세계의 다른 경쟁자를 따돌리는 데 필요로 하는 것을 UAW가 얻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나는 다른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님을 상기시켜 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미중관계 안정화 흐름 속에서도 핵심 전략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리스킹(위험제거)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 등은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의 자동차 업계 보조금 지원 등 불공정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실시하고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노조가 미국을 만들었다”며 친노조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UAW가 최근 자동차 메이저들을 상대로 임금인상 등 핵심 요구를 상당 부분 관철해낸 데 대해 “이 합의는 게임체인저”라며 미국 사회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 참석에 앞서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테슬라와 도요타 미국내 사업장에서 노조를 결성하려는 UAW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현지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노동계의 전폭적 지지를 바탕으로 판세 전환을 도모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