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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저히 못 타겠다"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상 찌푸린 시민들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이틀간 경고파업을 예고한 9일 오전 1호선 서울역에 운행조정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 9일 주요 지하철역 곳곳에 승객이 몰려 혼잡이 빚어지면서 퇴근길 시민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승강장에서는 지하철을 타려는 승객들이 개찰구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이어져 있었다. 오후 5시 53분 종로3가역에서 안국역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들어오자 내리려는 승객과 열차를 타려는 승객이 서로 "비키세요", "나오세요"라고 큰 소리를 내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혼잡한 열차 안에 겨우 몸을 구겨 넣은 승객들도 열차 문 윗부분을 잡고 문이 닫힐 때까지 힘겹게 버티는 모습이었다. 일부 승객이 열차와 안전문 사이에 계속 서 있자 "다치지 않게 안전문 뒤로 물러나달라"는 안내방송이 세 차례 나왔다.

매일 저녁 종로3가역에서 구파발까지 3호선을 타고 퇴근한다는 직장인 김모(63)씨는 "오후 5시 30분부터 기다렸는데 열차에 사람이 너무 많아 하나를 그냥 보냈다. 평소보다 사람이 3배 정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분째 열차를 타지 못하고 있다"며 "내일은 버스를 타고 가든지 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상황도 비슷했다. 열차를 기다리던 오새롬(30)씨도 "평소 퇴근 시간에는 5분 안으로 보통 타는데 오늘은 20분 정도 기다렸다. 집이 부천이라 멀어서 오래 걸리는데 퇴근 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불편하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삼성역에서 2호선 열차를 타고 신도림역까지 왔다는 김모(23)씨는 "퇴근길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승객들이 많이 붐비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며 "정차하는 역마다 시민들이 몰려와 지하철 문이 제때 닫힌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지하철 타기를 포기한 시민도 있었다. 종로3가역 3호선 승강장에서 빠져나온 이승호(29)씨는 "웬만하면 지하철을 바로바로 탔는데 오늘은 아예 타기가 어려울 정도로 자리가 없고 도저히 못 타겠어서 포기하고 나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찬반이 엇갈렸지만 대부분은 적어도 출퇴근길에는 불편함이 없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모(29)씨는 "안전한 근무 환경을 위한 파업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지하철을 매일 이용하는 입장에선 노사 합의가 빠르고 원만하게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안 등에 반발해 이날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지하철 운행률은 평상시에 비해 75.4%에 그쳤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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