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와 전 연인 전청조(27) 씨가 첫 대질조사 후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남 씨 변호인은 9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어제 대질조사 막바지 조서 열람 절차 진행 중 전 씨가 변호인 소유 태블릿PC를 받아 약 15분간 이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비로소 사용을 멈추고 변호인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전 씨가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 증거 은닉을 지시하거나 범죄 수익을 어떻게 빼돌릴지 모의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전 씨의 변호인은 바로 입장을 내 "전 씨가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을 사용한 일은 전혀 없다"며 "조사가 늦게까지 이어져 별도로 접견할 시간이 없었기에 변호인이 메모 앱에 질문을 남겨놓고 전 씨가 그에 대한 답변을 기재한 것이다. 종이와 펜을 이용해 필담을 한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나아가 남 씨 측 주장에 대해 "악의적 명예훼손"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 씨와 전 씨 변호인이 피의자 신문 조서 확인 과정에서 상의를 한 것"이라며 "남 씨와 남 씨 변호인, 전 씨와 전 씨 변호인, 참여 경찰관 여러명이 전부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의혹이 확산한 전청조씨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의혹이 확산한 전청조씨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남 씨는 전날 서울 송파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이미 구속된 전 씨와 첫 대질조사를 받았다. 조사실 분위기는 살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시작과 동시에 남 씨가 전 씨를 향해 "뭘 봐"라고 짜증내는 듯 발언했고, 이에 경찰은 남 씨와 전 씨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도록 조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질에서 양 측은 남 씨가 전 씨 범행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나아가 범행을 공모했는지에 대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자체는 전날 오전 10시께 시작해 오후 8시께 끝났다. 이후 양측이 진술대로 피의자 신문 조서가 작성됐는지 확인하는 데 3시간 가량이 더 걸렸다.

남 씨는 오후 11시15분께 조사를 마쳤다. 서울 송파경찰서 현관을 나와 "억울한 점이 있으면 말해달라", "대질 조사에서 어떤 말을 했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남 씨 변호인은 '남 씨가 약속과 달리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하지 않았다'는 전날 전 씨 측 주장에 대해 "어제 조서 열람이 늦게까지 이어지고 남 감독 몸이 아파 빨리 병원에 가야해 절차를 진행할 시간 여유가 없었다"며 "경찰과 협의해 10일 오전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