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드 설치 1곳 유일…주차스토퍼·경계석 모두 설치, 31% 불과”
“조사대상 버스 99%, 보행자 있어도 일시정지 안해” 지적
버스터미널(기사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전국 여객자동차터미널 일부 시설은 안전관리가 미흡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여객자동차터미널 35개소 중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인 ‘볼라드’를 설치한 곳은 1곳에 불과했고, 버스터미널 진출입로에서는 보행자 횡단에도 일시정지 하지 않은 곳이 98%에 달했다.
볼라드 종류 [한국소비자원 제공] |
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국 여객자동차터미널 35개소의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승차장 진입 버스와 대기 승객 간의 추돌 방지 장치 설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차장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볼라드(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조사 대상 35개소 중 승차장에 볼라드를 설치한 곳은 관련 사고가 발생했던 ‘거제 고현버스터미널’이 유일했다.
승차장 내 경계석·주차스토퍼 설치 사례 [한국소비자원 제공] |
승차장에는 버스가 정차하는 위치에 적절한 높이의 주차스토퍼와 경계석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조사 대상 35개소 중 24개소(68.6%)는 주차스토퍼와 경계석을 둘 중에 1개만 설치했고, 이 중 10개소는 주차스토퍼 또는 경계석의 높이가 조사대상 평균(14㎝)보다 낮았다(최소 6㎝~최대 12.5㎝).
주차스토퍼와 경계석을 모두 설치한 곳은 11개소(31.4%)뿐이었는데, 이 중 ▷유성시외버스정류소 ▷속초고속 ▷경주시외 ▷포항시외 ▷안산터미널의 경우 주차스토퍼와 경계석의 높이가 두 개 모두 조사 대상 평균(14㎝)에 비해 높았다(최소 14.5㎝~최대 18㎝).
승차장 내 안전라인 표시 사례 [한국소비자원 제공] |
승차장의 바닥면에 안전라인을 표시하면 이용객 스스로 버스가 진입하는 구역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여 버스와의 충돌을 예방할 수 있으나, 조사 대상 35개소 중 승차장에 안전라인을 표시한 곳은 10개소(28.6%)뿐이었다.
버스터미널 진출입로는 터미널에 오가는 버스와 터미널 앞을 통행하는 보행자가 수시로 교차하는 구역으로 버스 기사와 보행자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터미널 진출입로의 횡단보도를 통행하려는 보행자가 있으면 버스는 일시정지해 보행자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버스터미널 진출입로로 통행하는 버스 148대를 조사한 결과, 보행자가 횡단을 마칠 때까지 일시정지한 차량은 2대(1.4%)에 불과했고, 나머지 146대(98.6%)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해도 일시정지를 하지 않았다.
한편 터미널 진출입로에 버스 출차를 알리는 경광등, 경보 사이렌 등 경보장치를 설치하면 보행자가 스스로 주의할 수 있는데, 조사결과 버스 출차 경보장치를 설치한 곳은 9개소(25.7%)뿐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버스터미널 운영주체에 승하차장ㅡ 진출입로 등에 설치된 안전시설의 설치·개선 등을 권고하고, 관계부처에 버스터미널 이용객 안전확보 방안 마련 검토 등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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