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3만원→ 30만원, 10배 벌이” 한국시리즈 때문에 당근 ‘되팔이’ 난리
당근에 올라온 한국시리즈 티켓 구매글들. [당근 캡처]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근 30년 만에 우승 도전이잖아요. 꼭 구해야죠.”

LG트윈스 팬인 직장인 A씨는 한국시리즈 티켓을 구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기웃거리고 있다. 지난 1994년 이후 오랜 시간 기다려 온 우승을 만끽할 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암표상들은 이점을 파고들었다. 우승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픈 이들에게 ‘웃돈’을 얹어 표를 팔고 있다. 좌석별 티켓 정가는 3만~14만원이지만, 온라인 암표상이 매긴 가격은 14만~3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현행법상 이들을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온라인 플랫폼들은 암표 판매 패턴을 학습한 AI머신러닝 기법으로 게시글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중고나라에 올라온 한국시리즈 티켓 판매글들. [중고나라 캡처]

업계에 따르면 LG트윈스와 KT위즈의 한국시리즈가 7일 시작하면서 당근, 중고나라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되팔이’가 극성이다.

중고나라 사이트에는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관련 글만 28개가 올라왔다. 한국시리즈 티켓 정가는 좌석별로 3만원부터 14만원까지. 해당 티켓을 대량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고나라 사이트 이용자는 적게는 14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의 가격으로 이를 되팔고 있었다.

구매 희망글도 쇄도했다. 당근에는 1루 2연석 자리를 ‘9억9999만9999원’에 구매하겠다는 이용자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10억원을 주고 티켓을 살리는 없겠지만, 그만큼 한국시리즈 티켓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해당 이용자는 “제발 보고 싶어요. 가격 제시해주세요. 자리 2개 붙어있기만 하면 됩니다”라며 구매를 희망했다.

유명 공연, 운동경기 등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경기장, 역, 공연장 등에서 웃돈으로 티켓을 팔 경우 2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오프라인에 한정된다. 쉽게 말해 온라인 플랫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공개한 온라인 암표 신고.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사이트 캡처]

이와 관련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지원으로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단, 매크로를 통한 대량구매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로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시리즈 등 경기에서 과하게 판매하는 행위 확인되다 보니 모니터링 차원에서 사이트 확인중”이라며 “공연계에서 이런 행위는 업무방해죄로 수사하기도 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대응에 한창이다. AI를 활용해 암표 판매 패턴을 확인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중이란 설명이다.

당근 관계자는 “자체 모니터링과 이용자 신고를 통해 암표 판매상이 영리적 목적으로 티켓을 상습 판매하는 경우를 제재하고 있다”며 “특히 같은 게시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행위 등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암표로 판단될 경우 게시글을 미노출하고 이용자에게 1대 1로 안내 메시지가 전송된다”고 덧붙였다.

k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