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애 발작하는데 진료거부" vs "안된다 했는데도 와서 억지"…초등생 진료거부 논란
A 씨는 지난 주말 초등학생 아이가 뇌전증으로 발작을 일으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갔으나 '소아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 거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SNS에 올린 구급차 사진 [A 씨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뇌전증을 앓고 있는 초등학생이 발작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실려갔으나 '소아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 거부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 측 관계자는 환자의 보호자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반박했다.

뇌전증 아이를 키우며 평소 육아 관련 글을 온라인 상에 올려온 A 씨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아이가 경련을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A 씨는 "아이는 한번 경련을 하면 멈추지 않아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가려고 했는데, 어떤 병원도 아이를 받아주지 않았다"라며 "소아과 선생님이 없다고 모두 거부!!"라고 전했다. 평소 소아과 의사가 있던 병원도, 주말·야간이라 소아과 의사가 근무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A 씨는 "아이의 경련을 빨리 멈춰야 하기 때문에 그냥 병원 응급실로 쳐들어갔다. 응급실 앞에서 경련하는데도 거부하면 불법이니까"라고 썼다.

그러나 병원 측은 요지부동이었다고 한다. A 씨는 "아이가 응급실 앞에서 경련을 하는데도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냉정한 눈으로 아이를 쳐다보며 소아과 선생님이 없으니 다른 병원 가라고 했다"며 "(의료진들이) 아이가 눈이 돌아가고 거품을 물어도 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의사에게 "선생님 왜 이렇게 냉정하세요. 선생님 자식이 이러면 똑같이 하실건가요"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의사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안되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죠"였다고 A 씨는 전했다.

A 씨는 "해당 병원을 아이가 처음 방문한 것도 아니고, 아이가 경련이 있을 때마다 아티반(불안·긴장 완화제)을 맞았던 곳이었다"며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키와 몸무게가 성인에 버금갈 정도인데, 소아과 선생님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해야 하는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A 씨는 또 "(병원 측이) 구급대원한테도 화를 내고 '다시는 받아주지 않을 거니까 가까운 병원에 가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환자 거부로 신고하겠다', 'SNS에 올리겠다'고 하자 그제야 병원은 태도가 바뀌었다고 A 씨는 밝혔다.

다만 병원에 아이를 들여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가 주사를 밖으로 가져와 구급차에서 아티반 주사를 놓아줬다고 한다.

A 씨는 "열이 나서 탈수 증상도 있고 5번 경련을 해서 힘이 없는 아이를 응급실에서 조치하지 않고 주사만 엉덩이에 찌르고 가버리다니"라며 아이가 구급차에 누워있는 모습을 증거사진으로 올렸다.

A 씨의 글은 조회수 수십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A 씨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로 추정되는 B 씨는 페이스북에 "소아과 의사가 없고 진료가 불가능한 시간임을 119에 사전 공지도 하고 전화로 119 대원에게 설명했다"며 "그럼에도 우리 병원과 가장 먼 곳에서 20km가 넘는 거리를 119 대원을 닥달해서 중간에 모든 응급실을 제끼고 권역 정 반대편으로 보호자 맘대로 이송했다"고 주장했다.

또 A 씨가 '이전에도 방문해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외래나 입원 없이 응급실에만 딱 2번 온 환자"라면서 "기저질환이 뭔지도 모르고 단순히 약만 주고 끝날 상황인지도 알 수가 없으며 그것을 판단하기에는 아이가 너무 일반적이지 않은 케이스"라고 해명했다.

이어 "'(A 씨가) 의사가 성인만 진료하고 왜 애는 못하냐?'고 했는데 내과 의사도 수술 못 한다"면서 "'(A 씨는) 소아과 의사는 이 시간에 왜 없냐?'고 하지만 (소아과 의사가) 구해지지가 않는다. 한국은 국가가 통제하는 의료시스템이니 병원에 뭐라고 하지 말고 나라에 얘기하시라"라고 반박했다.

B 씨는 "'(A 씨는 아이가) 지금 경련을 안 한다고 응급상황이 아니라고 진료를 안 봐주는 거냐. 경련할 때까지 병원 문 앞에 구급차 세워두고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경련을 안 할 때 빨리 다른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우리 애가 죽으면 니가 책임 질거냐?'고 했는데 안 된다고 했는데 여기 온 건 당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 아이가 경련을 시작해서 멈추지 않아 진정제를 1회 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겠다고 119 타고 가버렸다"고 이후 상황을 설명했다.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