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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난이 사과 먹는데 쇼핑은 언감생심…‘물가 급등’ 서민 의식주에 한파 예고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뉴시스]

햄 37.7%, 케첩 36.5%, 간장 28.6%...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특히 서민들의 ‘의·식·주’와 관련된 물가 상승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다. 의류와 신발 가격은 31년 5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민들의 피부로 와닿는 체감물가는 물가상승률(3.8%. 10월 기준)을 훨씬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에 G5국가(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를 웃도는 엥겔지수가 올해에는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만큼 먹고 살기가 빠듯해졌다는 것이다.

7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공식품 32개 품목 가운데 24개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도 절반이 넘는 13개나 됐다. 가격이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5.3%에 달했다.

햄 10g당 가격이 지난해 10월보다 37.7%나 오른 것을 비롯해 된장(100g, 29.6%), 참기름(10㎖, 27.8%) 등 안오른 것이 없을 정도다.

가공식품만 오른게 아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세종시 대형마트나 전통마트에서 사과(후지) 10개를 사려면 3만9750원이 든다. 사과 1개당 3975원인 셈이다. 지난해 사과 10개당 가격이 2만2502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76.6%이상 치솟은 셈이다.

상추(40.7%), 파(24.6%), 토마토(22.8%), 귤(16.2%) 뿐 아니라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조차도 19.1% 급등했다.

먹을거리가 가격만 오른 게 아니다. 입을거리 물가 역시 무섭게 치솟고 있다. 10월에는 특히 심각했다. 10월 의류·신발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1% 올랐다. 이는 1992년 5월(8.3%) 이후 3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값이 크게 오르다 보니 관련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아동복을 판매하는 오 모씨(43)는 올 겨울 매출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오 씨는 “매년 겨울이 시작되기 전 9월부터 11월 초까지 주문이 가장 많다”면서 “올해엔 문의만 할 뿐 구입하는 이가 확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9월 의복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지난 4월(-3.2%)부터 6개월째 줄었다. 신발·가방 역시 9월에 1년 전보다 7.9% 감소해 4월(-2.4%)부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엄지족’들 역시 소비를 줄이긴 마찬가지다. 9월 온라인쇼핑을 통한 의복 거래액은 1조4546억원으로 전년보다 6.6% 줄었다.

주거비 부담도 갈수록 더 가중되고 있다. 월세 상승률은 올 들어 1월 0.7%, 2월 0.6%, 3월 1.2%, 4월 0.9%, 5월 0.7%, 6월 0.7%, 7월 0.7%, 8월 0.8%, 9월 0.7% 매월 올랐다. ‘월세살이’를 피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월10월에도 월세는 0.8% 올랐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의 지난 7월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38%는 월 소득의 ‘20% 이상~30% 미만’을 주거비 지출로 쓴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4.5%(750만2350가구)가 1인 가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의·식·주’와 관련된 물가가 치솟으면서 엥겔지수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G5)과 한국의 엥겔지수 추이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엥겔지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1.4%에서 2021년 12.8%로 1.4%포인트 상승해, 같은 기간 G5 국가 평균(0.9%포인트)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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