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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파경보’ 예년보다 두달 빨랐다
전국 이상고온 후 매서운 추위
‘기후변화로 인한 기습한파’ 분석
수도권과 강원도에 올가을 첫 한파특보가 발효된 7일 서울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두툼한 외투를 입고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전국에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전국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강원도에는 올해 첫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한파경보의 경우 예년보다 최대 두 달 가까이 이른 시점으로, 11월 들어 전국에 ‘이상고온 후 기습한파’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강원도 태백과 산간 지역 등에 한파경보가 발령됐다. 한파경보 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 대비 15도 이상 내릴 때나 아침 최저기온이 -15도 이하인 날씨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진다. 이밖에 전국 곳곳에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 대비 10도 이상 내릴 때 발효되는 한파주의보도 내려진 상태다. 현재 기준 한파특보가 발령된 지역은 서울 동북권과 서북권, 경기 동두천·연천·포천 등, 충북, 경북 일부 지역 등이다. 이날 서울과 인천의 아침 최저기온은 각각 3.8도, 3.7도로 올해 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예년의 첫 한파경보 시점을 살펴보면 올해는 최대 두 달 가까이 빠른 수준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첫 한파경보는 ▷2022년 11월 30일(서울 등 전국 대부분) ▷2021년 12월 24일(서울·경기·강원도) ▷2020년 12월 13일(강원) ▷2019년 12월 30일(경기·강원) ▷2018년 12월 7일(경기·강원)에 발령됐다.

11월 초입까지만 해도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15도 안팎을 오갔던 것을 고려하면 그만큼 날씨 변화 속도가 급격해진 셈이다. 앞서 서울의 경우 지난 3일 아침 최저기온이 18.5도로, 116년 만의 가장 따뜻한 11월 아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은 입동인 8일까지는 반짝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주말까지 저기압이 한반도를 지나가며 전국에 비를 뿌린 뒤, 한반도 북쪽에 위치하며 차고 건조한 공기를 품고 있는 대륙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세력을 넓히면서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5~10도가량 기온이 급강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뿐 아니라 인근 국가들에서도 11월 이상고온 및 기습한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북방 지역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그러다 전날 급격하게 기온이 내리면서 북방 대부분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져 지린성·헤이룽장성에는 폭설까지 예보됐다. 중앙기상대는 북방 지역에 폭설경보를, 이밖에 전국 곳곳에도 한파경보를 내린 상태다. 도쿄의 경우 주말인 지난 4일 최고기온이 26.3도까지 오르며, 14년 만에 가장 더운 11월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기습한파 역시 기후변화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통상 지구온난화의 대표적인 현상으로는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지는 것이 꼽힌다. 그러나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며 수온이 올라, 북극의 찬 공기를 묶어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탓이다. 이에 따라 북극의 찬 공기가 북극권 바깥인 한반도까지 영향을 끼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북극의 얼음은 1980년 이래 40년 만에 40%가량 줄어든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에 나타난 첫 서리 역시 예년보다 빠른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졌던 지난달 21일에는 대전, 안동 등 내륙에서 첫 서리가 관측됐다. 대전의 경우 평년 대비 7일, 안동은 3일 빠른 수준이었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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