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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스포 유치·해외 수주도…박진, 중앙亞 5개국 고유어 준비한 ‘세심외교’ 빛났다
공용어 러시아어까지 6개국어 준비…참석자들 ‘감탄’
투르크 대통령, 예정시간 훨씬 넘겨 접견…관계 강화
편도로만 20여시간·밤생회담 강행군…‘부기’ 홍보도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1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열린 제16차 한-중앙아 협력 포럼에 참석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제16차 한-중앙아 협력포럼 참석을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을 공식 방문했다.

1992년 양국 수교 이래 대한민국 외교장관의 투르크메니스탄 공식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한 달 남겨놓은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외교장관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특히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중앙아 국가들이 한국과의 경제 협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만큼, 주요 프로젝트에서 우리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요청하면서 ‘외교부 영업사원 1호’ 임무도 살뜰하게 챙겼다.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예정시간 훌쩍 넘겨 박진 접견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을 예방한 후 현지 취재진과 약식 회견을 하는 모습. [투르크 언론 '오리엔트' 홈페이지 갈무리]

박 장관은 중앙아 국가들을 매료시킬 필살기를 준비했다. 바로 중앙아 5개국 고유어다.

중앙아 5개국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쓰지만, 각국 고유어도 사용하고 있다. 중앙아 국가들은 고유어 교육에 각별해 공직자들도 고유어 사용을 장려하는 문화가 있다.

박 장관은 투르크메니스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초반부와, 라시드 메레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인사말을 투르크멘어로 유창하게 해 메레도프 장관의 극찬을 받았다.

유창한 외국어를 구사하기 위해 박 장관은 출국에 앞서 열심히 연습했다는 후문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을 공식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을 예방했다. [외교부 제공]

박 장관이 이토록 각별한 정성을 쏟은 이유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교섭과 ‘외교부 영업사원 1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가스 매장량 4위의 에너지 자원 대국으로, 그간 우리 기업 진출이 활발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탈황시설, 가스 플랜트, 비료공장 등 총 100억달러 이상의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적극적이다. 풍부한 자원 개발을 촉진하면서 자원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탈피해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기 위해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하길 바라고 있다.

박 장관의 ‘세심한 외교’에 투르크메니스탄도 화답했다.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1일 박 장관과 중앙아 4개국 외교장관을 접견했는데, 박 장관은 각 장관에 할당된 접견시간 20분을 훨씬 넘어 45분간 대통령을 예방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 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알카닥(Arkadag) 신도시 건설 사업 관련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했다.

박진 ‘세심한 외교’ 통했다…중앙아 5개국어 인사말에 참석자들 ‘감탄’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중앙아시아 외교장관들에게 2030 부산 엑스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 장관은 무랏 누르틀례우 카자흐스탄·제엔베크 쿨루바예프 키르기스스탄·시로지딘 무흐리딘 타지키스탄·바흐티요르 사이도프 우즈베키스탄 외교장관과도 별도의 양자 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들을 위해 박 장관은 각 해당국 고유어를 사용해 상대국 외교장관들을 감탄시켰다. 투르크멘어뿐만 아니라 카자흐어, 우즈벡어, 키르기스어, 타지크어에 공용어인 러시아어까지 6개 언어를 준비한 것이다.

공항 경유시간을 포함해 편도로만 20여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제 체류기간은 2일에 불과한 촉박한 일정에서 박 장관은 밤샘 회담을 마다하지 않았다.

투르크메니스탄 도착 첫날인 10월31일에는 밤 9시부터 한-우즈베키스탄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했고, 두번째 양자회담인 한-타지키스탄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시간은 자정이 훌쩍 넘은 이튿날 새벽 1시였다.

두 국가는 태양광 발전 시설, 고속도로 건설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하고 호혜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열린 제16차 한-중앙아 협력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 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제16차 한-중앙아 협력포럼 개회사 초반 부분을 러시아어를 사용해 포럼 분위기를 주도했다.

특히 박 장관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적극적인 중앙아 5개국에 부산엑스포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위한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중앙아와의 관계 발전에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러한 정성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박 장관과 중앙아 5개국 외교장관은 포럼에 들어가기에 앞서 각국 홍보 부스를 함께 관람했는데, 한국관에서 박 장관이 부산엑스포 마스코트인 ‘부기(BOOGI·부산갈매기)’ 인형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울러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은 이른 시기 윤 대통령의 방문을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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