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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파킨슨병을 앓던 배우자를 5년 6개월 돌보다가 살해한 60대 남성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지난달 12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자신의 아내 B씨를 도구 등을 이용해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17년 9월쯤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뒤 뇌전증과 파킨슨병 등의 합병증을 앓았다. B씨는 섬망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섬망은 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이다. 인지장애와 의사소통 장애 등을 동반한다.

A씨가 아내의 폐암 판정 후 간병한 기간은 5년 6개월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아내 병구완을 했지만, B씨가 섬망 증세로 집에서도 넘어져 부상을 입기 시작하자 살인을 결심했다. B씨를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일주일 전 컴퓨터와 휴대폰 등에 유서 형식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피해자의 유족들은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피고인은 유족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1996년 B씨와 결혼한 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했으며 범행 전까지 피해자를 간병했다”며 “해당 범행으로 피고인 스스로도 상당한 고통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피고인의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