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라이언 라찬스씨. [CBC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에어캐나다가 최근 뇌성마비 장애인에게 기내용 휠체어를 제공하지 않아 승객을 비행기 출입구까지 기어가게 한 데 이어 또다른 장애인 승객에게 부적절한 이동 장비를 제공해 옮기려다 승객을 바닥에 떨어트리는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는 장애인 라이언 라찬스(44)씨는 지난 5월 에어캐나다 승무원들로부터 치욕스러운 봉변을 당했다.

뇌성마비 장애인인 그는 당시 동부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장애인코미디 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에어캐나다를 이용해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는데, 평소 여행 때 이용하던 장애인용 전동 이동기가 제공되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그 대신 소형 휠체어를 가져와서는 자신을 좌석에서 옮기려 했고, 급기야 승무원 두 명이 그의 어깨와 다리를 붙잡아 옮기려 하다가 몇차례 실패를 반복하다가 결국 그를 놓쳐 복도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라찬스는 엉덩방아를 찧었고 몸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좌석에서 빠져나오는 일이 곤혹스러웠다"며 "평소 기내 좌석 이동 때 쓰는 줄을 바닥에 두르고 있었지만, 그들이 이 줄을 잡아당기느라 등과 엉덩이에 멍이 들었다"고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함께 여행한 장애 지원사 에마 프룰 씨는 "승무원들에게 전동 이동기가 필요하다고 적어도 네 차례나 얘기했지만 듣지 않았다"면서 "라이언이 겪는 장면을 보기가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승무원들은 라이언을 바닥에 떨어트렸다가 다시 들어올리고는 그제서야 "아, 전동 이동기가 필요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찬스가 항공기를 내려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는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사흘을 침대에서 앓았다. 라찬스 측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자 에어캐나다는 500 캐나다달러(약 48만5000원) 상당의 항공 크레딧을 제의했다고 한다. 에어캐나다는 CBC에 보낸 이메일에서 "해당 승객은 정상적으로 제공되는 수준의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며 "만족할 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뇌성마비 장애인 로드니 호진스(50)씨도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에어캐나다 항공기를 나서던 중 기내 휠체어를 제공받지 못하고 복도를 기어서 간 사실이 공개돼 공분이 일었다.

지난달 27일에는 캐나다 정부 복지 부처에서 일하는 한 장애인이 밴쿠버 공항에 도착한 후 자신의 휠체어가 출발지인 토론토 공항에서 함께 탁송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SNS에 폭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