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개 LCC 거론...아시아나 화물사업, 누가 품을까
매각 가격·고용 승계 등 변수 작용

대한항공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관련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 매각’을 경쟁 환경 복원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 제시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에 최종 동의한 2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경쟁환경 복원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안했으나, EC에서 모두 불수용했다”며 “거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화물사업 매각’이 유일한 대안이었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합병을 위해서는 ‘알짜’로 꼽히는 화물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과정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인수할 만한 국내 기업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화물사업부의 경우 해외 매각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잠재 인수 후보로 언급된다.

당초 인수 가능성이 거론된 회사는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대형 업체인 티웨이항공은 인수 포기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항공 화물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인 2021년 3조원까지 치솟았던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출은 올해 상반기 7795억원까지 떨어졌다. 2021년 73%까지 급증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의 매출 비중도 올 상반기 22%에 그쳤다.

아울러 인수 기업은 1조원가량으로 예상되는 화물사업 관련 부채도 맡아야 한다. LCC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의 규모가 현격히 차이가 나 현실적으로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 운송량이 아시아나항공과 가장 근접한 회사는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규모 차이가 크다.

항공포털에 따르면 에어인천의 지난 1~6월 순화물(우편물·수하물 제외) 운송량은 2만243t(톤)으로, 아시아나항공(27만9097t)의 7.2% 수준에 그쳤다.

티웨이항공은 올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2.5% 수준인 6999t의 순화물을 운송했다. 에어프레미아의 상반기 순화물 수송량은 7961t으로, 아시아나항공의 2.8% 수준이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로 효력이 정지됐던 화물사업 항공운항증명(AOC)을 재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또 이들 4곳은 모두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경영에 참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작년과 재작년 JKL파트너스에서 총 1017억원을 출자 받으면서 PEF 운용사를 2대주주로 확보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VIG파트너스가 올해 1500억원을 들여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단행하면서 최대주주로 합류했다.

에어인천은 PEF 운용사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에도 PEF 운용사 JC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보유하던 구주 일부를 초기 주주에 매각했으나 여전히 35%의 지분율로 에어프레미아 1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향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인수가치를 면밀히 따져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매각 조건, 고용 승계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고용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화물 운임이 하락하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이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잠재력이 높은 사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LCC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할 경우 단번에 외형 확장이 가능하다.

김지윤·심아란 기자

jiy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