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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학교에서 자요, 친구들은 모르면 좋겠어요” 9살 아이에 무슨 일이
지난 2020년 영국 런던의 한 노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무료 수제 피자와 음료수를 받으려고 트래펄가 광장에 줄 서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제 친구들은 제가 여기(학교)에서 자는 걸 몰라요.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어요."

9살 다비드와 그의 엄마는 다비드가 다니는 학교 측 도움으로 학교 내 음악실에서 살고 있다. 교실은 수업이 끝나면 임시 피난처로 바뀌는 식이다. 이곳에서는 다비드 모자 말고도 3가족이 함께 지내는 중이다.

다비드는 지난 2022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엄마와 함께 프랑스로 왔다. 이후 숙소를 찾지 못해 1년여간 길거리에서 생활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 파리 북역, 파리 시청 앞 인도에서 잠을 잤다.

다비드는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길거리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슬프고 무서웠다"며 "제가 다른 아이들과 같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다비드 만의 일은 아니다.

2일(현지시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유니세프와 연대행동연합(FAS)의 집계상 지난달 초 기준 약 2822명 아동이 길거리 생활을 하고 있다. 전달 대비 42% 늘어난 것이다. 700명 가량은 3살 이하 유아다.

사회연대기금의 나탈리 나투르는 "전례 없는 규모"라며 "예년과 달리 많은 한부모 가정, 특히 엄마와 아이들만 있는 가정이 긴급 구조대(115)로 도움을 청하기 전 이미 거리에 나와있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했다.

파리 지역 긴급 구조대의 바네사 브누아 대장은 "9월 초부터 매일 약 1000명에게 우리가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하는 중"이라며 "많은 이가 건물 로비, 병원과 공항 대기실, 심야 버스나 주차장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는 정부가 지난해 가을 "더는 거리에 사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2024년까지 임시 거처를 20만3000곳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외 계층 거주 문제를 지원하는 아베 피에르 재단은 특히 겨울이 오기 전 약 1만개의 임시 숙소가 추가로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사망한 노숙자(임시 쉼터 거주자 포함)는 최소 624명이다.

'거리의 죽음'이라는 노숙자 지원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 사망자 가운데 5명 중 1명은 폭행이나 사고,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7명 중 1명은 질병으로 숨졌다.

사망자 중 87%는 남성이었다. 사망한 이들의 평균 나이는 49세였다. 이는 프랑스 일반 인구에 비해 기대 수명이 30년 이상 차이 나는 숫자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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