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씨 [김민석 서울강서구의회 의원 제공]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후 사기 의혹이 확산한 전청조(27) 씨에 대해 "리플리 증후군 상태가 상당히 심각해보인다"고 분석했다.

백 전 팀장은 지난 1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서 "스펙 등을 허위로 말하고, 부풀리고, 이런 부분에 대해 본인이 계속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스스로도 진짜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신드롬인데, 이런 형태로 (사람들을)계속 속이고 금전적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과거 전 씨의 강연 영상 중 "나 사기꾼 같은데"라며 웃으며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선 "반어법"이라며 "외려 나를 신뢰할 수 있다는 역설적 표시"라고 했다.

이어 "내가 (사기꾼처럼 보일 만큼)잘하고, 역량도 있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스마트한 머리를 갖고 남을 속이고, 편취하고, 금전을 노리고, 기획력과 설득력, 언변, 외모 등으로 종합적으로 신뢰를 얻는 스타일로 사기를 행한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사기에 속아넘어갈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했다.

사기·사기미수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 씨가 31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날 서울동부지법은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전씨에 대해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연합]

사기·사기미수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 씨가 31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날 서울동부지법은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전씨에 대해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연합]

현재 전 씨에 대해선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 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지금껏 파악한 사기 범행 피해자 수는 15명으로, 피해 규모는 19억원 이상이다.

전 씨에게는 형법이 아닌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됐다. 특정경제범죄법은 범죄 행위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