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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큰그림’ 통했다...현대차그룹 ‘매출 400조’ 시대
작년 371조보다 13% 증가 전망
3분기 11개 상장사 매출 104조
1~3분기 영업익도 역대 최대치
건설·부품사도 실적 뒷받침
체질개선·신사업 드라이브 주효
현대차그룹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비전을 제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올해 연간 매출액이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가 매 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건설·부품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규모 해외 수주로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적을 공시한 현대차그룹 11개 상장사의 전체 매출액은 104조5000억원에 달했다. 업계가 전망한 연간 매출액은 42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록한 371조7000억원보다 13% 증가한 규모다.

11개 상장사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 현대로템(현대차 연결 실적에 포함)이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이노션의 매출액까지 더하면 10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은 지난 2분기(109조200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매출액 100조원’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대 매출 분기는 지난해 4분기로, 99조6000억원이었다.

3분기 11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기록(23조7000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매출 및 영업이익 증대는 현대차·기아가 주도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3분기 합산 매출액은 66조5000억원으로 그룹 상장사 전체 매출의 63.7%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그룹 상장사 내 비중은 80%다.

계열사들도 대규모 해외 수주를 통해 그룹 실적에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사우디에서 6조5000억원 규모의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비롯한 현대건설의 1~3분기 누적 해외 수주액은 1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5%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6월 호주에서 1조2000억원대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철도 사업 중 최대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고객사 대상 핵심 부품 사업 분야에서 85억70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연간 해외 수주 목표액인 53억6000만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현대위아는 주요 글로벌 업체들과 1조원을 상회하는 규모의 등속조인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12월 스텔란티스그룹과 약 7000억원 규모의 변속기 공급 계약을 맺었고, 현대제철은 스텔란티스, 포드, 폭스바겐 등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코로나 팬데믹,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위기, 금융시장 불안정 속에서도 체질 개선, 내실 강화, 신사업 확대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매출액은 2017년 24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71조7000억원으로 5년간 49.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조6000억원에서 23조7000억원으로 123.6% 급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상향 조정 하고 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올해 초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제품 경쟁력 향상, 자동차 판매 반등, 미국·유럽에서의 입지 강화 등에 힘입어 향후 1~2년간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3월 말 ‘BBB+’인 현대차·기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그룹 체질 개선과 신사업 드라이브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정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사업 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각 그룹사의 역량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그룹의 밸류체인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미래 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분야에만 2030년까지 24조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 로보틱스, AAM(Advanced Air Mobility) 등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수요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현대차·기아는 타 완성차 업체 대비 모듈화 등이 잘 돼 있어 원가구조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며 “대표 차급도 ‘쏘나타’에서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대형차 위주로 바뀌며 단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조직이 과거와 비교해 훨씬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고 의사결정도 빨라졌다”며 “경쟁력이 쌓이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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