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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 꺼내든 인요한 혁신위…영남 이어 친윤 핵심까지 사정권 [이런정치]
동일 지역 3선 초과 금지 언급에 與술렁
김기현·윤재옥·권성동·장제원 등 23명 해당
“수도권 다선은 黨경쟁력…험지출마론 연장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통합을 강조하며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취소를 제안한 데 이어 중진들의 희생을 압박한 것. 그 대상에는 김기현 대표, 장제원 의원 등 친윤 핵심부도 포함된다. 당 내에서는 이번 논의를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상징적인 인사들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긍정 기류도 있지만, 경쟁력 있는 인사들까지 교체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다선 의원은 2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인 위원장의 이번 제안은 텃밭에서 우리 당의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영남권 중진들에 대한 제안의 연장선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제제기는 좋았으나, 각 지역의 구체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영남권과 달리 수도권 다선은 당의 경쟁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도 “수도권은 희생을 할 만큼 특권을 누리지 못했다”며 “사실상 영남권 중진들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무원도, 구청장도 3번 이상 못 한다”며 “3번 하고 지역구를 옮기든지 굉장히 많은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오가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에는 통합, 그 다음에는 희생”이라며 “(3선 이상) 인기 있고 노련한 분이면 지역구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혁신위는 이날 밤 ‘희생’을 주제로 1시간30분가량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구에서 3번 이상 당선된 의원의 동일 지역구 연임 금지, 국회의원 불체포·면책 특권 제한 등이 논의됐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의 이번 제안에 해당하는 당 내 인사는 111명 중 23명이다. 여기에는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울산 남을·4선),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3선), 유의동 정책위 의장(경기 평택을·3선), 친윤 핵심 인사로 꼽히는 권성동(강원 강릉·4선)·장제원(부산 사상·3선) 의원이 모두 포함된다.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다선 의원은 12명인데, 지난 총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대결을 위해 대구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주호영 의원(5선)은 포함되지 않는다.

당 내에서는 반발이 적지 않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도) 연고가 있고 오랜 기간 교감과 소통을 해 온 의원을 원하는 게 상식 아닌가”라며 “중진의원 차출을 고려했었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지역을 다질 수 있도록 해줬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한 당 관계자는 “다선 중진들이 지역구를 옮긴다고 하더라도, 경쟁력이 없다면 이기지 못한다”며 “사실상 자신 없는 사람들은 결단(불출마)을 내리라는 것”이라고 봤다.

혁신위가 일방적인 험지 차출을 요구할 경우 지난 총선과 같이 무소속 출마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이미 경쟁력 있는 의원들은 올초부터 무소속 출마까지 각오하고 지역구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권성동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이 지도부의 험지 차출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된 바 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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