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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걸로 정말 비누 만들어?” 식용유라면 차라리 다행…‘노란 물’의 믿기 싫은 정체
[소변 비누(Piss Soap)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자신의 소변을 가져오면 비누 하나를 무료로 드려요”

믿기 힘들지만 실제 상황이다. 소변을 담아오라는 것도 비위생적인데 교환해주는 비누 역시 소변으로 만들었다.

언뜻 보면 더럽고 되바라진 발상이지만 나름의 심오한 뜻이 담겼다. 청결의 상징인 비누가 사실은 가장 더러운 배설물에서 나올 수 있다는 역설, 버리는 것 없이 모두 순환해 쓸 수 있다는 메시지다.

[소변 비누(Piss Soap) 홈페이지]

지난 21~29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디자인위크 2023(Dutch Design Week)’에서는 자신의 소변을 기부하면 소변으로 만든 비누로 되돌려주는 행사가 열렸다. 소변을 가져오는 게 민망하지 않도록 화장실 창 밖에 두고 가면, 소변으로 만든 비누를 내어줬다.

우선 소변 비누는 청소나 세탁용이다. 폐식용유에 가성 소다를 넣어 만드는 기존의 흔한 친환경 비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소변 외에 폐식용유 찌꺼기, 나무 재 등이 주 재료다. 소변에 들어있는 암모니아가 먼지와 기름기를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무 재는 가성 소다를 대체한다.

이 재료들이 굳어 비누로 완성되는 데는 3개월이 걸린다. 완성된 소변 비누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지만 향을 내기 위한 재료를 첨가해도 된다.

[소변 비누(Piss Soap) 홈페이지]

이 행사를 마련한 건 아서 길레미노(Arthur Guilleminot), 자타공인 ‘소변 전문가’다. 이 소변 비누로 2021년 분산디자인어워드(Distributed Design Awards) 미래 사고(Future Thinking) 부문을 수상했다.

소변으로 비누를 만드는 1일 수업도 운영 중이다. 소변 비누를 만들어 쓰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다. 소변과 폐식용유는 언제 어디서든 흔히 나오는 쓰레기이기 때문에 가정이나 지역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아서 길레미노는 소변 비누를 두고 “인간의 활동에서 나오는 쓰레기로만 만든 일탈적이고 재생적인 비누”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소변 비누가 소개됐다. [소변 비누(Piss Soap) 홈페이지]

소변이나 폐식용유 등 사람들이 만든 쓰레기들로만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심지어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에서 공공 위생에 도움이 되는 비누로 역할이 정반대로 뒤바뀌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소변 비누는 청결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만든 쓰레기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순환 생태계를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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