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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UAM 특화정보와 안전한 도심하늘길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월드IT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UAM 탑승을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도심 속 꽉 막힌 도로, 거북이걸음을 하는 자동차 속에서 기다리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빌딩 숲 사이로 날아올라 교통체증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백투더퓨처’ ‘제5원소’와 같은 공상과학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여전히 우리의 꿈속에서나 나타날 법하다. 하지만 이제 곧 몇 년 안으로 도심에서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영화 속 세상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UAM이란 ‘Urban Air Mobility’의 약자로, 도심항공교통을 의미한다. UAM은 도시 지상교통의 혼잡 및 포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 공중공간을 활용하는 미래 운송 체계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전기동력을 활용하는 수직이착륙기(eVTOL)가 UAM 비행체로 사용된다. UAM은 비행체 이착륙에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전기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교통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할 미래 교통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UAM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도심 저고도를 운항하는 데에 가장 중요하게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안전성이다.

그 안전성은 절대적으로 기상 현상에 의존적이다. 안전한 UAM 운항에 필요한 기상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우선 수행돼야 할 일은 UAM에 특화된 도심 저고도 기상 관측이다. UAM이 날아다니게 되는 높이는 상공 약 300~600m 고도로, 도심 내 고층 건물과 산과 같은 지면의 영향을 직접 받는 높이에 해당한다. 이 고도에서는 상층과 하층 간 풍속 차이가 크고 복잡한 대기 난류가 자주 발생하며 안개, 강수와 같이 운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상 현상 등이 발생한다.

그러나 현재 기상관측망은 UAM 운항을 지원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지상과 다르게 UAM 항로 고도에서의 관측자료가 거의 없고, 위성과 국내에 설치된 대형 기상레이더로는 도심 저고도를 관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한 운항을 위해서는 UAM 비행체 이·착륙을 위한 버티포트 및 운항 항로 전반에 대한 도심 저고도 기상 관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미국 연방항공청(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에 따르면, 항공기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사고 확률과 기상재해에 대한 항공 민감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UAM 비행체의 경우 크기가 작아 기상조건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는다. 도심에 이륙과 착륙을 위한 버티포트가 설치되는 경우 도심 속 높은 건물에 의해 버티포트 주변에 복잡한 바람과 난류를 발생시켜 안전 운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UAM의 안정적인 운항을 위해서는 도심 속 급변풍 또는 난류를 관측하고 예측하는 도심 저고도 항공기상기술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혁신 교통수단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인 UAM의 국내 실현과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2025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정책 중심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2020년 6월)을 수립했다.

이어서 UAM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30년 본격 상용화에 요구되는 기술 분야의 특화 전략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기술로드맵’(2021년 3월)을 마련했다.

이렇듯 UAM을 국가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연관 산업 기술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이며, 기상청은 2024년부터 국토교통부와 함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안전운용 체계 핵심 기술 개발’ R&D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며, UAM에 특화된 기상관측망을 설계해 도심 저고도 상공의 상세한 3차원 기상 실황과 예측정보 생산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7월부터 UAM산업 육성을 위한 민·관·학 합동 정책 추진 체계인 ‘UAM 팀코리아(Team Korea)’에 기상정보 워킹그룹을 신설해 UAM 생태계 내에서 기상정보 구축과 제공 방안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해나가고 있다.

UAM에 영향을 주는 도심 내 작은 규모의 기상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아직 실시간 수준에서 제대로 관측되거나 예측된 적이 없다. 따라서 UAM 기상 지원기술은 아무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다.

UAM 특화 기상정보 서비스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 하늘길 생활 속에서 기상정보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고, 항공기상 및 도시기상에 대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한다.

UAM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인 2030년, 서울 도심 하늘에서 인천공항을 향하는 UAM 비행체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상청은 UAM 특화 기상정보 서비스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유희동 기상청장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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