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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中에 "흑연 수출통제로 배터리 공급망 불안 우려" 공식 제기
한중일 3국 환황해 경제교류회의…4년 만에 대면방식 복원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우르빅스의 사업장에서 직원들이 흑연 정제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우르빅스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중국이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중국에 흑연 수출 통제는 세계 배터리 공급망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 제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에서 30∼31일 열린 한중일 3국 지역 경제 협력 협의체인 '환황해 경제·기술 교류회'를 계기로 진행된 한중 산업 당국 국장급 협의에서 흑연 수출 통제에 관한 우리 측의 우려를 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김종철 산업부 통상협력국장은 왕리핑 중국 상무부 아주사장(국장)을 만나 최근 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 통제 조치 발표로 인한 지역 내 배터리 공급망 불안 우려를 전달하면서 원만한 공급망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한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당부했다.

우리 측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는 등 한중 배터리 산업 공급망이 긴밀히 연결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상호 이익을 위한 공급망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당국이 한국 등 외국 기업을 상대로 흑연 수출 통제 적용 지침 설명회를 여는 등 새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흑연 수출 통제 물품을 조정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오는 12월부터 기존 수출 통제 대상이던 인조흑연에 더해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흑연 등을 새로 통제 대상에 올린 내용이 핵심이다.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의 수출을 지난 8월부터 통제한 데 이어 흑연 수출 통제까지 강화한 것을 두고 미중 갈등 속에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용 핵심 광물을 '무기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업체 공장이 중국에서 흑연을 들여오는 데 어려움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중국의 대미 압박 조치가 세계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K-배터리'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업계가 차질 없이 추가 흑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유관 기관 합동으로 지난 23일부터 '흑연 수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지원 중이다.

정부는 우리 업계가 흑연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허가가 지연되거나 반려되지 않도록 중국 측과 고위급 협력 등 외교 채널을 폭넓게 가동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외교 노력과 별개로 배터리 업계는 현재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 생산 자급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마다가스카르·탄자니아(천연흑연), 일본(인조흑연) 등지로 조달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한편 올해 '환황해 경제·기술 교류회'는 한중일 3국의 정부, 기업, 경제단체 관계자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공급망 원활화, 환황해 협력'을 주제로 열렸다.

환황해권 경제 교류 확대를 통해 3국 간 무역·산업 협력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매년 한중일 3국을 돌며 열리는 이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4년 만에 오프라인 방식으로 개최됐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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