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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수소경제와 새로운 중국 시장 기회

‘따르릉~’ 소리와 함께 오후 5시 정각이 되자 트램(노면전차)이 출발하기 시작했다.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서 2019년부터 운행 중인 중국 최초의 수소연료전지트램이다. 최고 속도는 70㎞/h, 한 번 충전하면 100㎞를 달릴 수 있다. 일반 열차보다 소음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수소트램은 상부에 달린 연료전지를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선로·변전소 등 전력망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도 없다. 인프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면서도 에너지효율은 높아 비용절감 효과가 높고 친환경적이다.

중국이 2030년 탄소피크와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은 2030년까지 완벽한 수소 밸류체인 구축, 그린수소 위주의 수소산업 체계 완성, 2035년까지 교통·에너지 저장 등 모든 산업에서 수소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광둥성은 이런 흐름의 중심이 되고 있다. 광둥성의 2022년 수소차(상용차) 판매량은 약 3000대로, 베이징·상하이를 능가했다. 수소 충전인프라는 약 50곳으로, 중국 내에서 가장 많았다. 광둥성 정부는 광둥성을 글로벌 연료전지 자동차 시범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2025년까지 300개의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1만대 이상의 수소연료전지차량을 지속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연료전지 효율 향상, 수소 단가 인하와 충전인프라 확충을 통해 수소차 상용화에 힘쓴다.

유럽·일본 기업도 중국의 수소산업 관련 기술 협력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유렵계 정유회사 셸(Shell)은 중국의 선넝그룹과 연료전지, 에너지저장 분야 기술 협력을 위한 중외 합자회사를 설립해 2030년까지 3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립하고 3000대의 수소트럭·버스에 연료전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일본도 연료전지, 저장 시스템 분야 기술 협력과 동시에 상하이 린강에 중일 지방발전협력시범구를 건설하며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 2021년 광둥성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현대수소연료전지시스템(HTWO) 공장을 준공했다. 현대차그룹이 해외에 설립한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으로 수소연료전지 스택·전지 시스템을 생산하고 연구·개발 기능도 수행한다.

중국은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와 정유·화학산업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소생산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료전지, 수소차, 부품 등 수소 활용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고, 상용화 수준에도 앞선다.

양국이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양국 기업이 수소 인프라 개발과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수소승용차, 상용차, 선박과 부품 그리고 연료전지 분야에서의 우수한 제품과 기술로 중국 시장에 다가갈 수도 있다.

수소는 미래의 에너지 화폐로 주목받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그린에너지 경쟁에서 우리 수출업계는 중국과의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미래 에너지 화폐인 수소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에너지강국 대한민국의 모습을 꿈꿔본다.

심률 코트라 광저우무역관 차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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