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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지원 팔걷은 일본, 그 중심엔 ‘헬로워크’ [70th 창사기획-리버스 코리아 0.7의 경고]
출입국재류관리국 ‘외국인 체류지원센터’ 신설
입국·재류 문의·취업·생활상담까지 가능
한국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폐쇄 위기

지난 13일 찾은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출입국재류관리국. 외국인 근로자 부모와 함께 센터를 찾은 한 어린이가 유아용 놀이터에서 장난감 공을 만지며 놀았다. 출입국재류관리국은 법을 어긴 외국인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곳이지만 최근 이곳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2020년 7월부터 ‘외국인 체류지원센터(FRESC)’를 신설해 외국인 근로자를 ‘지원’하면서부터다.

상담 업무를 맡고있는 미나토 나오(44)씨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애로 상황을 듣고 개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창구에서 ‘상담하길 잘했다’는 감사 인사를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엔 관리 위주의 업무만 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지원 업무가 신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격인 출입국재류관리국 FRESC에선 입국, 재류 등에 대한 문의 뿐 아니라 생활 상담이 가능하다. 전화·이메일 문의 뿐 아니라 방문 상담도 지원한다. 센터 개소 이후 지난 7월까지 3년간 누적 28만6959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매월 1만건이 넘는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헬로워크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넓히고 있다. 헬로워크는 한국의 고용복지센터와 비슷한 국가기관이다. 지난 한 해 동안 458만명이 넘는 신규 구직자가 전국 544개 헬로워크를 찾았고, 이중 122만6000건에 대해 취업이 이뤄졌다. 직업 소개, 고용보험, 노인·장애인·육아 중 부모 등에 대한 취업 지원이 주요 업무다. 헬로워크 소속 직원 숫자만 해도 지난 4월 기준 1만219명이고, 상담원 수는 2만123명에 달한다.

외국인 취업 지원도 헬로워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전국 135개 헬로워크에 통역원이 배치돼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 통역사를 배치하고, 맞춤형 취업 상담을 하는 식이다.

헬로워크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취업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대해서도 지원한다.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외국인 출장 상담 코너’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마마쓰 헬로워크에서 외국인근로자 전문관 오노 기요시 씨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임금 체불 등) 나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원센터가 폐쇄될 위기다. E-9 비자(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는 기존 11만명에서 12만명으로 확대되는데, 정작 이들을 지원할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예산은 기존 70억원에서 내년 전액 삭감됐다. 일본과 달리 지원책이 늘기는커녕 반대인 상황이다.

류지호 의정부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상담팀장은 “기존에 해오던 한국어 교육, 고충 상담, 건강검진 지원 등 모든 업무가 중단될 위기”라며 “전국 44개 센터가 문을 닫게 됐다”고 밝혔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고용노동부는 “지원 업무를 관공서로 이관하는 것일 뿐”이라며 “지방고용노동관서의 다국어 상담원을 늘리고, 주말 전화 상담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해명했다.

외국인 유학생 등 고도인재에 대한 지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은 국가가 주도해 센터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전략을 세우고, 규제를 없애는 정도의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별도의 지원 기구를 설치할 계획은 없다”며 “대학과 지역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고야·하마마쓰=안세연·박지영 기자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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