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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 자연, 붉은 마음 어우러진 괌 컬러풀 여행[함영훈의 멋·맛·쉼]
다양한 액티비티·청정 자연…천국의 휴양
자연 풀장·돌고래 와칭·정글-전통 체험도
솔레다드 언덕·사랑의 절벽 절경에 감탄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하파데이(HAFA ADAI, 안녕), 한국 친구들”

미국의 24시간은 한국에서 비행기로 4시간이면 닿는 괌에서 시작한다. 남태평양 군도 중 가장 큰 면적, 큰 경제, 큰 관광지로 미크로-마리아나제도의 수도 역할을 맡는다.

사랑의 절벽
괌 서부해안엔 맑은날 아침, 늘 무지개가 뜬다.
차모로인의 강인함과 자존감, 다문화 공생을 표현한 괌 대표 쇼 ‘카레라’ 첫 장면의 여신 배역은 한국인이다.

괌의 허리 서쪽에 해당하는 투몬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주민과 여행자가 아침 조깅을 한다. 맑은 날이면 아침엔 늘 무지개가 뜨고, 대체로 만조가 되어 스노클링, 패들보드(SUP) 즐기기에도 좋다. 아침 햇살을 품고 있기에, 투몬과 남북의 바다는 한낮보다 더 아름답다. 해안 산책로 곳곳에선 마리아나 제도 대표 꽃인 주홍색 플루메리아가 반긴다.

우리와 비슷한 반만년 역사에 순수 차모로 혈통을 제외한 외국계 중 한국계가 필리핀계와 함께 가장 많은 곳, 남양군도에서 살아남은 한국인 징용자들의 후손들이 한국 혈육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는 곳, 외국인 여행자 3명 중 2명이 한국인인 곳, 내 집처럼 느끼면서 남태평양의 정취를 만끽하는 괌의 속살을 본다.

차모로인들은 괌 우마탁에서 인류가 만들어졌고, 마리아나 해구부터 재면 괌 람람산이 높이 1만1530m로 세계 최고봉이라 여기며, 각종 전통 공연을 통해 주민들의 강인함과 손재주를 자랑할 정도로 자존감이 세다. 남의 영향을 받지 않고 괌 다운 모습이 남은 곳은 덜 개발되고 더 많은 유산이 남아있는 남부 지방이다.

갓 잡은 괌 참치회
요나마을에서 즐기는 괌의 전통 문화

수도인 아갓냐 남쪽으로 동부 파고만을 지나면 요나라는 마을을 만난다. 지명은 스페인 초기 상륙자가 섬의 주인을 물었을 때, “내 것이다(iyo-ña)”라고 답한데서 유래됐다. 물질적, 영적인 자기 것을 뜻한다. 고대부터 문명을 일구던 곳으로, 다수의 라떼 스톤(차모르 전통가옥에 있는 돌기둥)과 고대 매장지가 발견됐다.

파고만 전망대과 타가창 비치에서 아름다운 괌 동해바다를 즐긴다. 비옥한 토양, 청정 하천, 풍요로운 어장을 갖춘 반농·반어촌이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많은 주민이 이곳 마엥곤 밸리 강제수용소에서 희생돼 지금도 “기억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차모로 추장을 상징하는 ‘타가’ 이름을 붙인 해수욕장, 타잔폭포, 괌 동해의 자연, 퍼시픽, 윈드워드 등 골프장, 성 프란시스 성당, 일제를 제압한 미국 탱크가 있던 탱크 농장 등이 어우러져 있다.

요나마을 남쪽에 있는 미국식인 제프스 파이어릿츠 코브 햄버거집은 별 다른 식사 대안을 찾지 못한 여행자들이 몰린다. 남동부에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인근엔 사람이 처음 괌에 상륙한 곳이라는 의미의 퍼스트 비치가 있다. ‘GUAM(괌)’이라는 큰 표석을 해안가에 두었고, 백사장은 작지만 호젓하게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퍼스트비치 바로 옆 서쪽 내륙에는 탈로포포강의 낭만을 즐기고 전통 낚시, 바구니 짜기, 코코넛을 활용한 불 피우기, 카라바오 물소 타기 등 민속촌 전통체험을 하는 라떼계곡 탐험 공원이 있다. 이곳 역시 라떼 석재 등 고대 건축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남동부 끝 지점에 있는 이나라한 자연 풀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다. 용암이 굳는 과정에서 일종의 석호가 되다 만 곳이라 물결은 거의 없는데 신선한 바닷물이 끊임없이 순환한다. 원두막 쉼터에서 보면 풀장 왼편으로는 다이빙대가 있고, 오른편에 마련된 전망 계단을 오르면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면서 형성한 신의 추상 작품 같은 무늬가 그려져 있다.

이나라한 자연풀장
곰바위

비교적 수심이 깊은 메인 풀장 옆엔 낮은 수심의 풀이 하나 더 있어,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각진 머리의 이나라한 곰바위를 구경하면서 “차모로 분들 곰 구경을 못하셨나?”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 이제 메리조를 지나 남서부로 향한다.

우마탁 축제·돌고래 투어도 즐겨

바다가 내륙으로 쑥 들어와 작은 만(灣)을 형성한 우마탁 마을은 차모로 신화에 인간을 창조한 곳으로 묘사된 곳이다. 이곳의 랜드마크는 북쪽 해안의 흰색 건물인 괌 최초 가톨릭 성당 산디오니시오 교회와 남쪽 언덕의 솔레다드 요새이다.

솔레다드 요새에 오르면 서쪽 바다로 입을 벌린 U자형 마을과 예쁘고 소박하게 지어진 이 성당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젤란 무장 선단이 우마탁 마을 스페인 다리(탈라이팍 다리)쪽으로 들어왔다.

차모로 전통공연
솔레다드 요새

인간 창조를 기념하고 전통문화 수호 의지를 발현하던 우마탁의 축제는 스페인 침략 때 마젤란 상륙축제로 변질됐다가 스페인이 퇴출된 이후 주민들에 의해 전통문화 축제로 복원됐다. 솔레다드 요새엔 침략자가 다른 세력의 침략이 있을까봐 설치해 놓은 망루와 대포가 있다. 지금은 언덕 위 빨간벤치와 함께 여행객들의 인생샷 소품이 되었다.

5000년 전 마을 문명, 고대 도자기 작업장, 제례용 조각돌 유적이 있는 세티만 전망대를 지나 아갓냐 인근 발전소 앞에서 돌연 차를 세웠다. 이 곳에서 내려 30여m를 걸어가니 가려진 나무들 뒷편으로 폭 30m, 길이 500m 남짓한 바다 수로가 아름다운 연청록색 에메랄드색을 뽐내며 곧게 뻗어있었다. 요즘 뜨는 에메랄드 밸리이다.

요나-이나라한-메리조-우마탁 등 시계 방향 남부 투어는 피시아이 돌고래와칭 투어, 해중전망대 바닷속 구경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피시아이 선착장에서 배가 떠난 지 15~20분 지났을까. 뱃머리쪽 승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반원을 그리며 뛰어오르는 돌고래 떼를 만났기 때문이다. 몇몇 돌고래들은 배 주변을 헤엄치며 따라왔다. 함께 배를 탄 여행자들은 자연스레 어느 방향에서 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지 의견을 교환하게 된다. 돌핀크루즈 선상에서는 ‘위 아더 월드’가 된다.

돌핀크루즈
미크로네시아 전통공연이 펼쳐지는 타오타오씨
영원한 사랑의 맹세 ‘사랑의 절벽’

아갓냐에서 북쪽으로 중심가인 투몬만을 지나 중부에 이르면 카레라쇼, 타오타오씨 미크로-마리아나 종합 예술공연,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캠핑형 기암괴석 구경, 별빛투어가 기다린다.

투몬만의 북쪽 끝자락 볼록하게 튀어나온 지점, 남으로는 투몬만, 북으로는 탕기슨비치가 있는 한 가운데의 ‘투 러버스 포인트’ 절벽은 스페인 장교와 강제 결혼을 시키려는 시도에 맞선 차모로 원주민 연인이 서로의 머리를 묶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뛰어내렸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영원한 사랑’의 다짐이 풀리지 않도록 잠근 글로벌 여행객들의 핑크빛 자물통 수 백개가 걸려있고, 아름다운 괌 중북부 해안의 수려한 풍경이 펼쳐진다. 괌의 필수 방문지이다.

탕기슨해변 버섯바위

북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만나는 탕기슨 비치는 캠핑, 별빛투어, 버섯바위 인증샷 놀이, 바다보며 그네타기를 하는 곳이다.

괌 주민의 강인함과 다문화의 공존을 노래한 카레라쇼와 미크로-마리아나 제도의 풍속을 한 데 모은 타오타오씨 공연, 닛코호텔 토리뷔페 동서양 음식 섭렵, 루츠힐 그릴하우스, 아네모스의 유럽 요리, 태극기가 전면에서 휘날리는 마이크로네시아몰 쇼핑도 괌 여행의 빼놓을수 없는 매력이다.

투몬해변
극장식 일몰맛집인 타오타오씨에서 하트를 그려보는 여행객들

수려한 자연, 속시원한 액티비티, 우리와의 혈연적 연관성 등으로 부쩍 친해진 괌정부 관광청과 한국 사이에는 한국 예술가들과의 협업, 제주-괌, 차의과대학-괌대학 교류, 보령머드축제 공연단 파견 등 우정의 세레모니가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괌으로 향하는 우리의 가슴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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