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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분수령…‘화물사업’ 매각에 무게
30일 이사회서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
‘반대 입장’ 사내이사 사임…가결 전망
“주주가치 훼손·이사진 배임여부 변수”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오는 30일 열리는 양사 이사회에서 중대한 분기점을 맞는다. 양사의 기업결합과 여기에 필요한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 등 제반 작업 시행 여부가 이사회에서 다뤄진다.

대한항공이 31일까지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 최종 결정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구체적인 이사회 안건명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EU 집행위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다.

앞선 EU 집행위의 ‘항공업계 경쟁 악화’ 우려에 대한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분리 매각’ 시정 조치안이 이 자리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뤄지는 것이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아시아나의 화물사업은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이사진은 대체로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에 뜻을 모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화물사업 매각에 ‘반대’ 입장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진 사내이사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전날 돌연 이사회에서 사임하면서, 안건이 통과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한항공도 앞서 30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되, 인수 측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관련 내용을 담은 EU 집행위에 제출 시정 조치안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과 더불어, 인수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을 회유하기 위한 방안이 다뤄지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사 간 기업결합이 3년여 시간을 끌어오면서 국민적으로도 경영계 전반에도 많은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면서 “양사 경영진 측에서는 긍정적인 결론이 나오길 기대하는 입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사회 변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에 따른 이사들의 배임 소지 여부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은 전체 매출의 21.7%(올해 상반기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알짜배기’ 사업인 만큼, 사업부 매각이 회사 가치 하락과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승인을 결정하는 아시아나 이사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직원이 제기하는 문제도 여기서 시작한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 분리를 거쳐 대한항공에 합병되더라도 ‘캐시카우’인 화물 부분 없이는 대한항공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배임 소지를 우려하는 이사들을 상대로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하는 것으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하는 것과 더불어, 직원들에게는 ‘고용안정’이라는 당근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추진 의지를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 매각이) 부결되면 전체 딜이 무산될 확률이 커진다”면서 “이와 비교하면 (가결이) 상대적으로 배임 이슈가 적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12조원, 부채비율은 1741%에 육박한다. 대출 만기 등으로 현금이 더욱 말라가는 상황이어서 대한항공과의 합병 없이는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은 이미 3조6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상태다. 매각이 불발되면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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