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추모대회에 불참하는 대신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 애도하는 마음은 전국, 세계 어디서나 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서울광장이나 교회에서나 추도하는 마음은 어디서든 같을 것”이라며 “목사님의 말씀처럼 사고 재발 방지,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국민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에서 추도사를 통해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다닌 교회다. 추도 예배를 집도한 이상직 담임 목사는 로마서 12장 15절의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를 언급하며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낮 12시10분 예배가 끝나고 신도들이 대부분 돌아간 후에 별도의 예배를 드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도와 함께 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그렇게 되면 경호 등 신도들이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교회 측과 상의해 신도들이 돌아가고 조용히 예배하는 것으로 협의 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이날 추도예배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추경호 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함께 했다. [연합]

이날 예배에는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대협의회가 끝난 후 정부와 국민의힘,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낮 예배가 끝난 후 회의를 위해 남아있던 장로 17명도 윤 대통령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윤 대통령은 예배가 끝나고 교회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날 계획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을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시민추모대회가 정치집회의 성격이 짙다고 판단해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1주기에 많은 국민들이 추도하고 애도하고 슬퍼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말을 아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없었다’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세 차례, 그 이상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오늘은 애도에 집중하고 다른 이야기는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