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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분위기 묘한데 사도 될까요…갈팡질팡 무주택자[부동산360]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인, 6월부터 3개월째 늘어
전고점 회복·상승 여력 축소에 “관망 유리” 분석도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경기 부천에서 빌라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내년 초 전세 계약기간 종료와 결혼을 앞두고 혹시 모를 전세사기 우려에 대비해 인근 아파트 매수를 고민해왔다. 그러나 최근 서울 아파트마저 상승 폭이 주춤하고,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란 우려에 아파트 매입과 새로운 전세 계약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아파트값 상승 폭이 둔화하고, 일각에선 하락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무주택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 년 전 부동산 상승기를 놓치고, 지난해 시장이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뒤 올해 반등세가 나타났지만 집값이 다시 주춤하고 있어서다. 전문가 사이에선 위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는 게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해 무주택자를 벗어난 이들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 8월 전국 생애 최초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 구입으로 소유권 이전을 신청한 매수인은 3만3716명으로, 지난 6월부터 3개월째 오름세였다. 9월에는 이달 27일 기준으로 3만1011건까지 집계됐다.

다만 생애 최초 매수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요 지역에서 선제적으로 집값이 회복되며 상승 여력은 크지 않아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로 15주째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전주(0.07%) 대비 상승 폭은 축소됐다.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며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도 꺾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9월(108)보다 2포인트 떨어지며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 지수는 설문을 통해 1년 뒤 집값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조사해 작성한 것이다. 100을 넘으면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서울 송파구 성내천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있는 가운데 뒤편으로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 전경이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실제로 주택 시장에선 집값 하락세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 비중은 47.45%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낮아져 9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아파트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27일 기준 7만6840건으로 5만건 안팎이었던 올 초 대비 2만건 이상 훌쩍 늘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무주택자들이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는 게 낫는 의견이 먼저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은 저가 매물이 사라지고, 전고점도 회복하며 가격이 무릎이 아닌 어깨까지 왔다”며 “이런 상황은 내년 봄 이사철 전까지는 갈 것 같아, 그나마 분양이나 경·공매를 노리는 방법이 유효하다. 추격 매수가 가장 위험하다”고 평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하락세 이후 회복하다가 다시 꺾이면 충격은 더 커, 2차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금리 등 변수도 많고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상승세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올해 초처럼 고점 대비 30~40% 하락한 매물이면 괜찮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다음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우상향이 예상돼 내 집 마련을 위한 매수는 언제든 적기라는 견해도 이어진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현재 시장은 신고가, 신저가가 동시에 나오는 혼조세”라면서도 “결국은 공사비, 토지비 상승으로 공급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감안하면 내 집 마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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