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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주식도 1년간 한 게 없네요”…코스피 2300으로 1월 수준 복귀 [권제인의 일‘주’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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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너무 많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고금리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주식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주가조작 의혹이 또 한 번 불거졌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연초 수준으로 되돌렸습니다. 주중 2290선까지 하락하는 등 1월 이후 최저점을 경신했습니다. 올해를 두 달 남기고 삼천피의 꿈은 물 건너가는 걸까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 구상과 관련해 연설했다. [연합]

지속되는 고금리와 이·팔전쟁…빅테크 주가 급락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대비 3.04% 하락한 2302.81로 장을 마쳤습니다. 목요일 하루에만 2.71% 내리며 올해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는 등 암울한 모습이었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지난주보다 2.7% 내린 748.49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을 가장 크게 끌어내린 요소는 높은 금리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월요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를 돌파했습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채권은 주식 대비 안전성이 높은 자산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주식의 매력은 하락합니다.

목요일, 금요일에 들어서며 금리는 4.8%선으로 회귀했지만, 여전히 불안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웃돌며 경기 침체 우려를 해소했는데요. 역으로 고금리를 장기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연율 4.9% 증가했다고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인 4.7%보다도 높습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저력을 믿어야 한다고 항상 말해 왔다"고 자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금리에서 경제가 견조하다면 높은 금리를 계속 유지해도 괜찮다는 뜻이겠죠. WSJ는 많은 전문가가 이후 경기 냉각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튼튼한 경제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유지하게 할 것이고 장기 금리 상승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입니다. 여름 동안 기업 투자는 정체됐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소득이 감소하면서 수개월 내 소비 속도가 완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은 지정학적 위험을 넘어 빅테크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광고 매출에 의존하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입니다. 이번 주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와 구글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자 예탁금 3월 이후 최저치…또 한 번 불거진 주가조작 사태
영풍제지 불공정 거래 의혹과 관련해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윤모씨와 이모씨가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국내에서는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46조원까지 떨어지며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7조원 수준으로 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영풍제지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소식이 밝혀지면서 시장에는 다시 한 번 우려가 퍼지고 있습니다. 영풍제지는 연초부터 10월 초까지 778.85% 오르며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영업이익이 지속 하락한 것에 반해 주가가 뛰면서 시세조종이 이뤄지고 있단 소문이 여의도에서는 무성했는데요, 그 실체가 잡힌 것입니다.

이번 주 영풍제지의 거래가 재개되면서 하한가는 또 한 번 이어지고 있습니다. 목요일, 금요일 장 시작과 함께 하한가로 직행한 뒤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풍제지의 모회사이자 주가조작에 함께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양금속 주가도 크게 하락했습니다.

영풍제지의 하한가가 얼마나 이어질지에 따라 키움증권의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키움증권은 홀로 영풍제지에 대한 '빚투'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해 주가조작 세력이 이를 대거 활용하면서 약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는데요. 하한가가 이어질 경우 미수금 회수가 어려워져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한가 기록 횟수에 따라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 또한 달라질 것"이라며 "거래 재개 직후 하한가가 풀릴 경우 손실은 없으나,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약 2000억원, 5거래일 연속의 경우 약 350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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