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1∼2022년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의 유관 단체로부터 영상 메시지 형식의 3회 강연료로 250만달러(약 33억원)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이 대통령 후보 등을 상대로 제출을 의무화한 재무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9월과 2022년 2월 및 7월에 가정연합의 유관 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이 연 행사에서 각각 10분 안팎의 영상 메시지 형식 강연을 해 각각 50만달러(약6억7300만원)와 100만달러(약13억4700만원), 100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UPF는 통일교 창시자인 고 문선명 전 총재와 한학자 현 총재가 2005년 설립한 민간 단체로,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연료를 받은 행사는 UPF가 2021년 9월 12일 한국을 거점으로 연 온라인 행사와 2022년 2월 10∼14일 서울에서 개최한 ‘월드 서밋 2022’, 그리고 같은 해 8월 11∼15일 역시 서울에서 연 행사다.

미국은 대통령 후보 등록 이후 30일 이내, 혹은 매년 5월 25일까지 대선 후보의 수입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제출된 재무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월드 서밋 2022’ 연설로 강연료 55만달러(약 7억4100만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마이니치는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21년 9월 UPF 개최 행사에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무슨 이유로 보수를 받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통일교 문제를 파헤쳐온 일본 언론인 스즈키 에이트 씨는 아베 전 총리가 이 동영상 메시지로 보수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X(옛 트위터)에 올렸으나, 이와 관련 UPF 일본 지부는 단체의 사회적인 신용을 떨어뜨렸다면서 최근 도쿄지방재판소에 스즈키 씨를 상대로 1100만엔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