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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 26년만에 파격 세대교체
‘창업 멤버’ 최현만 회장 퇴진
2기 전문 경영진 체제 출범
김미섭사장 등 6명 부회장 승진

미래에셋그룹이 지난 23일 대단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세대교체’다. 지난 20여년의 미래에셋 역사를 일군 창업 멤버까지 교체할 정도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의지는 분명했다. 그만큼 미래에셋이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지 않으면 미래로의 전환이 여의치 않을 수 있는 현실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김미섭 사장, 허선호 사장, 이정호 사장 등 6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총 15명의 임원이 승진 발령됐다. 사장 승진자는 전경남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등 3명이며, 부사장 승진자는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전무 등 6명이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 ▷성과우선 ▷전문성이다. 이를 바탕으로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박 회장은 그동안 회사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대우와 존경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역동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에셋의 ‘의자’엔 누구나 앉을 수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김미섭 신임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성과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선호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WM(자산관리)사업부를 총괄하며 연금, 해외주식, 디지털 등 리테일 사업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정호 부회장은 홍콩법인 최고경영자(CEO)로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에서 승진한 이준용 부회장은 멀티운용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투자,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스와럽 모한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이사도 부회장으로 승진해 향후 미래에셋그룹에서 중점을 두는 인도 사업에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미래에셋생명 사장에서 승진한 김재식 부회장은 풍부한 자산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신임 등기이사는 향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최현만 회장과 조웅기 부회장,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경주 부회장 등 미래에셋 창업 멤버들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성실의 화신’, ‘관리의 달인’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최 회장은 1997년 자본금 100억원의 벤처캐피탈로 출발한 미래에셋그룹의 대표적인 창업 공신으로 26년만에 자기자본 11조원의 국내 1위 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최 회장과 박 회장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당시 같은 동양증권 1년 선후배 사이였는데, 박 회장은 일찌감치 최 회장의 영업능력을 알아차렸다. 이후 박 회장은 자신이 강남본부장으로 발령된 1996년 최 회장을 서초지점장 자리에 앉혔다. 이런 인연은 미래에셋 창업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최 회장은 미래에셋 창립 멤버인 ‘8인회’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에 퇴임하게 되는 창업 멤버들은 퇴임 임원으로서의 예우를 받게 되며 고문으로 위촉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주 회장은 “26년 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이다.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며 “이번에 퇴임하는 창업 멤버들과의 깊은 인간적인 신뢰가 함께 했던 시절을 간직하고 그들의 그룹에 대한 헌신에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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