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해외 국립예술박물관의 한국실에 난초 화분이나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모형 기념품, 식기 세트 등이 한국의 예술품으로 전시되고 있는 등, 관리상태가 엉망이라는 국정감사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북구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받은 ‘국외박물관 한국실 운영실태 조사 용역 결과 보고서(2023.8.31.)’에 따르면, 조사 대상 8곳의 해외박물관(국립 7개소, 사립 1개소)의 ‘한국실’ 가운데, 실제 유물을 전시된 곳은 단 1곳 뿐이었으며, 대부분이 고증이 없는 부실 복제품과 기념품, 일반 상품이 전시품으로 채워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즈베키스탄의 국립예술박물관의 경우, 난초 식재 화분, 상품으로 판매 중인 식기세트, 청자가 예술품으로 전시되고 있다면서 ‘예술성이 없고 한국문화의 대표성도 없으므로 제외 필요’라는 의견을 냈다. 흔히 축하난으로 쓰이는 난초 화분은 5만~10만원이면 쉽게 사서 오만군데 다 보낸다.

멕시코 국립세계문화박물관 한국실 직지 사본 낙서

멕시코 국립세계문화박물관의 경우, 보고서는 ‘전시품의 제작 수준이 매우 낮다’며, 부실 복제품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지’의 표지에 원본에 없는 글씨가 새겨져 있거나, 실제 유물과 연관시키기 힘들 정도로 색과 형태에 차이가 큰 복제 복제품이 많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콜럼버스기념관(국립)의 경우에도, 보고서는 ‘반야심경 목판의 글자가 좌우 반전된 것이 아니며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종의 문화상품임’, ‘청자 향로는 유물을 복제하여 판매하는 문화상품이고 반가사유상과 첨성대는 아주 작게 모형으로 제작한 것임’, ‘모두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기성 상품임’이라며 ‘국외박물관 한국실 기준 부적합’, ‘국외박물관 한국실 목록에서 제외 필요’라는 의견을 냈다.

김승수 의원

김승수 의원은 “최근 독일 유명 박물관 한국 특별전의 유물과 사진 설명 오류로 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는데 이는 국격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한국에 관한 해외박물관 전시에 보다 철저한 점검 및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