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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K방산 다음은 K우주라는데…공정성 높여 국가적 역량 결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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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기립해 있는 모습. 고흥=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17일 개막된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서울 ADEX 2023’의 현장은 여느 때보다도 뜨거웠고 몇 년 새 높아진 K-방산의 위상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국산 전투기 KF-21이 대중 앞에서 첫 시범비행을 했고 호주 차기 장갑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레드백의 실물도 처음 전시됐다.

방산 못지않게 우주산업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주요 방산기업은 하나같이 우주를 핵심 테마로 점찍고 저마다의 우주사업 청사진을 뽐냈다.

한화그룹은 통합 전시관의 중심에 스페이스 허브 존을 꾸며 육·해·공을 넘어 우주로 향하겠다는 비전을 밝혔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를 선도하겠다는 모토 아래 우주 기술력을 총집결했다. LIG넥스원도 우주시대에 대비할 첨단 위성 솔루션을 선보였다. K-방산을 이을 K-우주의 새로운 도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모두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점유율은 1% 정도고, 우주 탐사·위성은 물론 부품, 소재, 서비스 분야도 이제 막 발걸음만 뗐다는 평가다.

게다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질주해야 하는 시기에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을 두고 여야가 수개월째 대립하고 있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보다 고도화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주관할 체계종합기업 선정도 미뤄지고 있다.

우주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을 중심축으로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한 차세대발사체를 개발해 띄우겠다는 게 국내 우주업계가 그리는 그림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광래 전 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연구원이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입찰 참여가 예상되는 민간기업으로 이직하기로 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다만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정인이 기술이전과 관련한 자료에 대한 열람을 특정 시기에 과도하게 했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이번 이직을 두고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글로벌 우주 개발의 중심축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유독 공공사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러한 인력 이동이 기술이전과 민간 주도의 산업 생태계 촉진에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해당 기업도 과기정통부의 감사 결과 취업 대상자에게 기술 유출 혐의가 있거나 관련성이 있다면 취업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10년간 2조원을 투입하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은 국내 우주산업을 업그레이드할 핵심 사업이다. 주관기업 선정은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 이에 항우연도 청탁금지, 이해충돌 방지, 공직자 윤리 등 연구원 이직에 대한 법률을 검토한 뒤 입찰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산업 후발주자인 우리는 국가적 개발 역량과 인프라를 결집해 선진국의 기술을 추격해야 하는 입장이다. 우주시장 진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주항공청 설립도, 차세대발사체 개발도 정부의 투자지원과 기술 이전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방위산업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듯 우주산업도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퀀텀점프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20년, 우주시장 진출의 골든타임을 잡야아 한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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